매거진 파란 여행

도깨비시장 재미있는 쇼핑

by 한명화

80이 가까운 서울 사는 큰언니의 전화

ㅡ명화야! 내일시간 돼?

언니는 언니다

누가 내 이름을 저리 거침없이 부른단 말인가

ㅡ내일 시간 있음 나랑 동대문에서 만나자

아주 신이 난 목소리다

ㅡ지금 모임이 있어 밖이니까 내일 계획을 보고 이따 전화할게요ㅡ라는 대답에 갑자기 풀이 죽은 목소리로 알았어 라며 끊었다

오후 5시

집에 돌아와 짝꿍과 일정을 상의하자 오랜만에 언니가 만나자는데 내일 자매가 만나 재미있게 놀고 오라며 동대문 말고 동묘역에서 만나 도깨비 시장에 가보라고 코스를 자세히 알려 주셨다

큰언니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아까와는 달리 풀이 죽은 목소리다

어디 아프냐고 묻고는 내일 동묘에서 만나자고 얘길 하자 갑자기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ㅡ참 ㅡ내

그래서 만났다 동묘에서

언니는 명이나물 장아찌와 갓김치를 조금씩 싸왔다며 먹어보라 신다

냄새나고 무겁다고 가져오지 말라 당부했건만 냄새날까 봐 싸고 싸고 또 싸서 굳이 동생에게 주고 싶었나 보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무겁다고 투덜대며 일단 배낭에 넣고 쇼핑에 나섰다

도깨비 시장에서 쇼핑을 즐기는데 어찌나 즐거워하시는지 언니를 보며 앞으로 이런 시간을 몇 번이나 더ㅡ라며 마음이 뭉클했다

ㅡ명화야! 넌 참 잘 고른다

정말 천도 좋고 디자인도 예쁜걸 잘 고르네 라며 골라준 옷가지들을 맘에 들어하셨다

남방, 티셔츠, 블라우스, 샤방샤방 주름치마, 여자들 선호하는 상표의 멋쟁이 까만 프랜치코트 다섯 가지를 샀지만 가격은

27,000원 ㅡㅡ몇 가지는 사드리고 나머지는 당신이 현직이라며 계산하신다

나도 모시 상의와 플리츠 상의를 골랐는데 하나는 언니가 계산한다며 너는 백수이고 나는 현직이야 ㅡ그 말은 맞네 라며 웃었다

그래봤자 두 개에 13,000원ㅡ

신나게 쇼핑을 하고 너무 늦어버린 점심을 먹으며 언니는

ㅡ사실은 오늘 너랑 같이 여기 오고 싶어서

명이나물 핑계를 댔어 오늘 정말 즐거웠어 라시며 활짝 웃으신다

언니! 나도 무척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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