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에 가까운 지인의 어머니부음을 받았다
조용히 다녀오려 하니 아무도 연락하지 말라는 글과 함께ㅡㅡ
???
요즘 신세대들과 다르게 구세대들은 말속의 숨은 뜻을 잘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함께하는 모임에 알리고 또 다른 곳에는 그 리더에게 알렸다
장례식장이 2시간여의 거리라서 문상이 걱정되었는데 짝꿍이 선뜻 서비스를 하시겠다고ㅡㅡ
마음들이 모아지고 혼자이나 10여 명이 함께한 마음으로 괴산의 장례식장에 도착 어머니를 보내드려야 하는 언니를 뵈었다
깜짝 반가워하시는 언니는 나 이제 고아 되었어 라시더니 이 먼 길을 왔다며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있는 짝꿍에게 달려가 고맙다 인사를 계속하신다
그 연세에도 어머니 가시니 고아가 되었다는 언니의 모습에 가신 내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르며 부모라는 엄청난 울타리가 잠시 생각이나 나도 몰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언니에게 위로의 마음을 담아 보낸 지인들의 조의금 봉투 여럿을 전달하고 식장에 들어가 조문을 하고 나오니 언니는 가족들을 소개하신다
큰 동생, 큰 올케, 작은 동생, 올케, 조카들 등등 인사를 마치고 큰 동생 내외분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을 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누님으로부터 그동안 치매가 있으신 백세의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모시지도 않고 집에서 모시며 고생 많으셨다는 얘기 많이 들었다며
쉽지 않은 일인데 참으로 애쓰셨다고 했다
큰 동생분께서 정색을 하시며
ㅡ자식으로서 당연한 일이고 자식 된 도리를 했을 뿐입니다ㅡ라고 하신다
물론 자식 된 도리로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그 당연이나 도리가 저만치 밀려나 있기에
참으로 귀한 것이지요
어머니께서 너무 고맙다시며
큰 복을 바리바리 주실 것입니다
받으실 그릇 준비하세요 ㅡ라며 웃자 두 분이서 마주 보며 활짝 웃으시는 모습이
너그럽고 온화해 보인다
저런 분들이니까 백세의 어머니께서 사시던 집에서 평안하게 소천하셨구나
가신 어머니의 큰 복이시고
그렇게 보내드린 큰아들 내외의 자식의 도리를 다한 그 또한 복이구나ㅡ
지인 언니도, 큰 동생분도, 큰 올케분도 서로를 참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 칭찬하는
모두의 모습이 온화함으로 채워지는 표정을 보며 가신 어머니의 걸음이 평안하시겠다는
생각에 장례식장을 나와 인사를 나누며
나도 몰래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쩌면
언니의 어머니께서 가시던 걸음 멈추시고
고운 미소로 내려다보고 계실 듯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