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의 집 2
운보 김기창 화백이 생전에 살았던 그의 집
그리고 그가 사용했던 용품들과 작업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그가 기거하던 집 내부를 돌아볼 수 있었다
쉴 새 없이 셔터를 누르며ㅡ
꼭 필요한 컷만 찍는다 면서도 어느 구름에 비가 들어있을지 모르기에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집안 내부를 돌아보며 안정된 그의 삶이 느껴졌다
작가는 궁핍한 가운데 작품이 탄생한다는
옛 어른들의 이야기는 이곳에서는 이치에 합당치 않음이다
작업실이었다는 곳에 비치된 둥근 의자와 그 의자에 걸쳐있는 지팡이는 주인을 잃은 외로움으로 다가왔다
또 한 곳에 모여있는 그림 붓들을 보며 금방이라도 붓 주인이 나타나 작업을 시작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서글픈 마음 되어 주인 잃은 물건도 생명을 잃은 듯했다
그러나 침실 쪽으로 갔을 때 진열장 위를 장식한 그의 수집품들과 침대 위에 펼쳐 있는 호랑이 가죽은 그의 취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정원을 꾸민 그의 멋스러움에 놀랐는데
집안 곳곳에 비치된 생전에 사용했던 화가의 유품들이 귀하고 품위가 있어 보이는 것은
화백의 삶의 깊이를 알지 못하는 방문객에 불과한 여행객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불러왔다
작업실을 지나 지하에 전시실이 있다는 사실에 작업실을 다시 돌아보며 주인 잃은 애장품들의 쓸쓸함이 걸음을 더디게 한다
무뎌진 걸음 달래며 지하 그림전시실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