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독교 박물관에 다녀오는 길
지나는 차 안에서 바라본 성당이 너무 아름다워 들러본 용소막 성당
입구에 들어오는데 굵은 나무들의 우거짐이 세월을 말하고 있었다
마당가 커다란 나무 그늘에 차를 세우고 나오니 무더운 여름이 무색하게 시원한 바람이 잘 왔다며 반겨 주었다
마당에서 올려다본 본당의 모습이 아담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뭔지 모를 세월의 무게와 평안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마음을 먼저 정화시키고 있었다
성당 앞쪽 나무 밑에 안내판을 읽어 본다
나무 그늘이 너무 시원해서 천천히 자세히
ㅡ용소막 성당은 188년 말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던 신자들이 모여 교우촌을 이루며 시작
ㅡ1898년 성당의 초기 공소가 시작
ㅡ1904년 본당설립
ㅡ초대 주임으로 프와요 신부님 임명
ㅡ현재 성당과 사제관은 3대 시잘레 주임 신부님이 1914년 시작 1915년 가을완공
ㅡ일제 때는 종을 공출당하기도
ㅡ6.25 때는 공산군이 창고로 사용하며 파손
이후 다시 복원 현재 강원도 문화재 지정
박해를 피해 시작된 성당은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치며 많은 어려움을 거쳤으나 성도들의 믿음으로 현재에 이른다고 한다
시원한 나무밑의 여러 모형들을 돌아보고
이제는 문이 열려있는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언제나 그렇듯 성당 안에 들어서면 종교와 관계없이 마음이 경건해지고 파이프오르간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질 것 같은 것은 성당 안의 빛이 너무 맑고 향기로워서인가 보다
딸과 함께 천천히 둘러보고는 중간쯤 까지 들어가 의자에 앉아 기도를 했다
진정 간절함으로 짝꿍의 건강을 위해, 나이 들어가는 딸의 미래 짝꿍을 위해, 또 아들의 가정에 대해 그리고 짝꿍과 나 자신의 삶의 날들을 위해 기도했다
주께서 내려다보시며 빙그레 웃으시고 고개를 끄덕이실 것 같은 마음 되어 성당을 나왔다
밖으로 나와 부속 건물들을 돌아보다가 용소막에 얽힌 이야기라는 안내판을 본다
ㅡ용소막 성당은 처음에 신림역 뒤쪽에 지으려 했는데 어느 날 수염이 긴 할아버지가 나타나 앞으로 ㅡ30년 후에는 이곳으로 철마가 지날 것이니 저쪽 산 밑에 성당을 지으시오ㅡ라고 했다는 것
그래서 지으려던 장소에 세 10m 떨어진 곳에 성당을 지었는데 장소가 협소하여 성당을 옮기게 되었다고ㅡ
과연 30년 후 중앙선 철로가 생겼는데 그때 그 할아버지 말씀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또 귀한 것은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을 원어에서 우리말로 번역하신 선종완 신부님의 기념관이 있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은 관계로 문이 닫혀 들어가 볼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원주교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여겨지는 용소막 성당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의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모습들을 돌아보고 나오는데
마당가 시원한 나무그늘아래 모여 앉아 맑을 웃음소리 나누며 담소를 나누는 여인들의 모습을 보며 한여름 최고의 나무그늘 여행지를 잘도 선택한 것 같다는 마음에 그녀들을 향해 웃으며 엄지 척을 올려주고는 애마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