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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시인의 생가를 찾아서

시인 정지용

by 한명화


옥천 그리고 정지용

넓은 벌판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아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님의 향수를 부르며 찾아간 생가였다

흙담에 올라앉은 사위어 가는 담장 용마루가

무척이나 정겹고 싸리나무 가지를 엮어 만든 사립문이 너무 반가워 잠시 어린 시절 고향으로 나를 달리게 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명순이랑 선희랑 정자, 정숙이가 뛰어나와 반길 것 같은 그리운 그날로 ㅡ

사립문을 들어서자 마당에 누런 황소를 타고 있는 어린 시절모습?

흙집이었던 생가는 무너져 다시 다시 복원한 것이라는 설명이 벽에 걸려있다

옛 초가의 흙집의 작은 방들에는 시인의 사진과 그의 시들이 걸려있어 살펴보았다

할아버지께서 한약방을 하셨다는 흔적으로 한약 장과 할아버지에 대해 쓴 시가 시인의 사진 옆에 있는 걸 보니 어린 시절 할아버지 사랑을 많이 받으며 유복하게 자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방마다 질화로가 놓여 있는 걸 보며 떠오른 것은 들어오면서 보니 온 동네가 향수로 덧입혀 있었고 집옆으로 흐르는 개천이 전에는 실개천이었겠구나

또 황소도 있고 방마다 질화로를 이리 들여놓은 것은 시인의 시 향수 속의 풍경을 재현해 관광객에게 선물한 것이구나 ㅡ라며 빙그레 미소가 피었다

생가 윗모퉁이 꽃밭에는 무궁화도 피어 있고 안쪽으로 봉숭아도 피어 있어 한결 정겨움을 안겨 주었다

생가 마루에 앉아 잠시 시인의 생의 마지막에 대한 궁금증을 딸과 얘기 나누다 다시 그 정겨운 사립문을 나와 바로 앞에 조성된 작은 공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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