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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다릴께

산소에 벌초 갈 준비

by 한명화

여름을 비질하는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뜨거운 여름은 장독 뒤에 숨었다

머잖은 앞날에 추석이 온다며 짝꿍은 성묘 준비에 분주하다

조상님 묘소에 벌초를 가야 한다며 예초기 가방을 꺼내와 기계 점검을 하고 있다

작년만 해도 장인 묘소에 벌초 다녀와 강원도 날 잡은 벌초날 다녀왔는데 올봄 친정아버지 묘소는 어머니 곁으로 모셨기에 이제는 시댁의 벌초날인 음력 8월 첫주 토요일에 강원도에 간다

여행 중 강원도에 들어서기만 해도 표정이 달라지며 ㅡ강원도다 ㅡ를 외치는 짝꿍이니 형제들이 모여 벌초를 하고 간단한 제를 드리는 날이니 벌써 마음이 들뜨나 보다

고향!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추억의 그곳에서

형제들을 만나고 조상님들 묘지 깨끗하게 벌초해드릴 생각에 마음이 분주한가 보다

예전에 예초기에 기름 넣어 쓰는 걸 사서 벌초를 다녔었는데 건강 이상으로 어쩌면 사용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예초기가 없는 사촌에게 주었었다 두고 잘 쓰라고ㅡ

몸이 많이 좋아지고 다시 여행을 다니게 되자 이번에는 배터리를 사용하는 예초기를 구입 장인 묘소도 봄, 가을로 몇 번 했었는데 ㅡ

이제는 강원도에만 다녀오면 되겠다며 왠지 섭섭한 생각이 드는 것은 장인의 묘소에 벌초할 일이 없어져서인가? 라며 씁쓸히 웃는다

가을 재촉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윙윙대는 예초기 소리를 들으며 행여 고장은 없는지 살피는 모습을 보니 유교사상이 뿌리내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지극하여 때가 되면 묘지를 살피는 정성이 몸에 베인 역시 한국인이다

추석이 가까이 오고 있다

고향의 조상님 산소에 벌초 가는 날도 온다

예초기를 점검하는 짝꿍의 모습을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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