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꽈리 입에 물고
뽀드득뽀드득
둥글둥글 돌리다가
뽀드득뽀드득
단발머리 작은 소녀 빨간 꽈리 입에 물었다
앞마당 꽃밭에 빨갛게 익은 꽈리
살며시 따서 온 정성으로 씨 빼내기
까딱 잘못하면 한 옆이 찢기고
꽈리는 제 할 일 할 수 없게 돼
작은 소녀는 조심조심 꽈리를 굴린다
씨 빼내기 성공한 빨간 꽈리
너무 좋아 입속에 쏘옥 넣으면
이크 써라 너무 쓴맛에 깜짝
하지만 꽈리는 아직도 입 안에
공기 들어가라 이리저리 굴려서
살며시 물면 뽀드득뽀드득
예초기 소리 드르륵드르륵
잠깐만요ㅡㅡ
빨간 꽈리가 있어요
추석맞이 벌초하던 산소 앞에 빨간 꽈리
너무나 반가워 소리쳐 구했다
추억의 고향집 작은 소녀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