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많이 갔구나 휘리릭ㅡㅡㅡ
감기 올무에 걸려 올무에서 벗어나려 애쓰며 십여 일 동안 현관문을 열고 나가지 못했다
어제는 감기를 보내기로 작정하고 입었던 옷도 다 빨래통에 넣어버리고 뜨거운 물에 샤워도 하고 오랜만에 시원하게 머리도 감고 편안함을 가장하고 푹 쉬었다
그리고 오늘 ㅡ
드디어 현관문을 열고 용감하게 밖으로 나오니 며칠째 우울했던 파란 하늘이 활짝 웃으며 햇살을 쏟아 내고 있었다
천천히 걷던 걸음은 어느 사이 공원으로 향했는데 이게 웬일 ㅡ
십 여일새 가을은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다가와 있었다
하늘은 끝없이 파랗고 녹도에는 입새들이 줄줄이 누워 있고 나무 밑에는 떨어진 낙엽이 쌓여 계절을 말하고 있다
개천가 풀 끝에 빨간 고추잠자리가 살랑이고
앉았다 날았다 부드러운 날갯짓을 자랑하는
정녕 가을이다
가을이 예뻤으면 좋겠다
예년의 어느 멋진 가을이었으면ㅡ
단풍은 울긋불긋 색칠을 하고 감나무의 감은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이 빛나기를 바란다
가까운 날에 자연은 선물을 주겠지
아름답고 멋진 가을날을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