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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술이 익어가는 주가의 세월랑

느린마을 세월랑

by 한명화

포천의 술도가를 찾았다

주차를 하고 내리니 날아갈듯한 처마의 커다란 한옥이 높은 돌담 위에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들어갈 수도? 하지만 문이 잠겨 있어서 길게 이어진 멋진 한옥의 담장을 따라가다 안을 들여다보니 엄청난 양의 커다란 항아리에 두 눈이 번쩍해서 셔터를 누른다

느린마을이라는 입구가 있어 들어가 본다

술박물관을 먼저 다녀와야 한다는데ㅡㅡ

입구로 들어서니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도대체 이 커다란 항아리들은 몇 개나 되며 이 많은 옹기항아리 안에 술이 들어 있을까?

궁금증을 풀어줄 설명이 입구에 있었다.

이 술독 동네의 이름은?

ㅡ 세월랑 ㅡ

ㅡ이곳은 전통주 숙성고

ㅡ옹기항아리의 숫자는 400여 개

ㅡ옹기항아리의 크기 늘 650L

ㅡ옹기항아리 속에는 알코올 55도 증류수가 익어가고 있음

이곳은 전통 증류수 숙성고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시간을 사람의 감정과 만날 때 그것을 세월이라고 불렀습니다

세월이란 그저 시간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람의 감정과 추억이 담긴 특별한 시간인 것입니다

이곳 세월랑은 옹기항아리, 소나무, 술, 바람 그리고 여러분의 발걸음이 만들어낸 세월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세월랑은 여덟 개의 소나무 껍질을 벗겨 휘어진 그대로 기둥을 세우고 위에 판자를 얹어지어 벽이 없습니다

이는 기능적으로 일교차와 연교차가 큰 포천지역의 자연환경을 증류주의 숙성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옹기 항아리는 스스로 숨을 쉬기 때문에 술의 수축과 팽창을 거쳐 더욱 크게 숨을 쉬게 되고 넘나드는 산소와 결합하여 진행됩니다


긴ㅡ설명을 읽고 다시 돌아보니 얼마나 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지식으로 옹기 항아리 하나하나를 대하는지 감동이 되어 처음 만난 엄청난 크기와 엄청난 숫자의 항아리들이 정겹게 다가오며 은은한 술향에 취하는 느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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