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찬겨울이다
문밖에 나서지 말라는 안내문자 울리지만
현관문은 오늘도 열렸다
두터운 점퍼에 털모자를 쓰고 털신을 신고 과감하게 운동길에 나선다
요즘은 참 좋은 세상이다
예전 어린 시절에는 따뜻한 옷이 없었다
그나마 따뜻하다는 코르덴바지에 바람이 슝슝 들어오는 스웨터를 입고 고무신을 신어서 발이 참 많이도 시렸었는데 ㅡㅡ
요즘은 넘치는 겨울 옷이 얼마나 따뜻한지
아무리 춥다 해도 단디 차려입고 나서면 찬바람 들어올 틈이 없어 걷다 보면 땀이 나는데 그러기에 걱정 없이 운동길에 나선다
공원 숲 길의 계단을 오르고 걷다 보면
또 오르게 되는 정상의 정자를 향한다
돌계단의 숫자를 세다 보면 오르게 되고
정상의 정자에서 짝꿍이랑 둘이서 마주 보며 따뜻한 차 한잔을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차디찬 겨울 속에서 하얗게 김이 오르는
차를 마시며 바라보면 가지만 앙상한 검은 겨울나무사이로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아름답다
추위에도 양지쪽에 엎드린 잿빛의 토끼가 사랑스럽다
알록달록 예쁜 산까치는 추운 줄도 모르고
나뭇가지 위에 모여 노래한다
멋진 꼬리를 자랑하듯 나무 사이를 오르내리는 부지런한 청설모는 겨울잠을 자지 않나 보다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 결코 받을 수 없는 자연의 귀한 선물들이 감사하다
여유를 즐기다 정자를 뒤로하고 공원 산길을 돌아 내려와 쏟아져 내리는 햇살을 받으며 돌아오는 개천가 길을 우리는 사랑한다
물론 건강을 위한 운동이지만 멋진 자연을 느끼려 이 추위에도 현관문을 열고 용감하게 나서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