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귀하고 감사한 설 선물

by 한명화

설날 아침이었다

아들과 며느리가 세배를 한 후 카드봉투 하나를 건넸다

용돈을 넣었겠지 라며 옆에 두고는 세배를 받은 후 짝꿍은 미리 준비한 봉투를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딸에게 나누어 주시며

-올해는 得자를 썼는데 귀한 것을 얻으라는 뜻이다 그리고 봉투를 열어보아라ㅡ고

봉투를 열어본 아이들의 표정이 깜짝 놀란다

-아니, 이건 요즘에는 아주 귀한 구권이네요

이렇게 빳빳한 새 돈으로 보관하셨어오?

잘 보관하겠습니다ㅡ라며 아이들이 감사해했고 나는 귀한 옛 돈을 잘 간직했다가 의미 있게 나누어 주시는 짝꿍의 지혜에 감탄했다

며느리가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봉투를 지금 열어 보세요

카드 봉투를 펼치는데 응? 진짜 카드네 라며 카드를 펼친 순간 나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여보! 이 사진을 보세요

말 못 하고 애태우며 기다렸던 손주네요

짝꿍도 너무 반가워하셨고 나는 며느리를 와락 안아 주었다

-고생했다, 맘고생 많이 했지? 늦게 결혼한

동생들은 아기를 먼저 낳았는데 너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늘 안타까웠단다

축하해! 그리고 고마워ㅡ

아들과 며느리에게 가슴이 울컥하도록 정말 고마웠다

결혼한 지 5년이 넘어가는데 자신들의 삶을 소중하게 엮어가며 해외여행도 다니고 나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행여 부담 줄까 봐 아이는 말도 못 했었다.

딱 한번 어버이날에 찾아와 점심을 먹으며

- 아들이 있어 이쁜 며느리랑 맛있는 거 먹으니 참 행복하구나 너희도 훗날 나처럼 행복하려면 아이가 있어야 해ㅡ라고 했다가

아이들 가고 난 후 짝꿍이 부담스럽게 웬 시어머니 노릇이냐고 하셔서 그 후로는 전혀 내색을 안 하고 아침마다 둘이서 기도했었다

- 온전한 아들의 가정을 위해 귀한 새 생명을 주시라고 요즘에는 속히 보내 주시라고 떼쓰듯 재촉의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ㅡ

너무 반갑고 너무도 대견하고 감사했다

모임에서 모두들 손자손녀를 자랑하면

좀 과하다 싶었는데 바로 이런 마음이었구나

올 설에는 그 어떤 것보다 가장 귀한 선물을 받아 마음이 날아갈 듯 기쁨이 충만하다

며느리는 폰에 엡을 하나 깔아 주었는데

참 놀라운 세상이다

그 속에 아기가 자라는 과정들이 나타나고 며느리 병원진료 상태도 다 나타내고 있었다

아기의 태내 사진을 들여다보고 활기찬 심장 소리를 들으며 첫 만남을 가졌다

점심식사 후 도란도란 얘기를 하던 며느리가 피곤한지 안마기에 누워 한숨을 자고난 후

힘들고 피곤하고 노곤해서 자꾸만 졸음이

올 것이니 어서 집에 가서 편히 쉬라 보내며 아들에게 당부했다

-잘 살펴 주고 어쨌든 잘하라ㅡ고

짝꿍은 며느리에게 두툼한 봉투를 주신다

-먹고 싶은 것 다 잘 사 먹고 몸 조심하라ㅡ며

며느리는 아버님께서 손주를 위해 주시는 것이니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ㅡ라며 받는다


귀하고 복된 설날!

눈앞에 펼쳐지는 가족의 모습 바라보며

올 설날이 참으로 행복했다

말은 못 했지만 눈치만 보며 기다렸던

아들, 며느리가 전한 귀한 새 생명 소식에 ㅡ

짝꿍이 며느리에게 두툼한 봉투를 주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 ㅡ

자신의 아내에게 베푸는 부모의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는 행복한 아들의 모습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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