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식사를 준비하다 작은 칼 하나를 들고 싱글벙글 웃으며 발코니에 있는 나만의 텃밭으로 간다
파가 필요해서 텃밭으로 갈 때면 나는 너무 행복하다
예전에는 파를 다듬어 깨끗하게 씻은 후 물기를 말려 모두 어슷 썰어 비닐봉지에 담아 공기 빼고 냉동실에 넣어 두고 사용했었다
이번 겨울의 어느 날 모란장에 가서 진도 대파를 한 아름 사 온 후 짝꿍은 커다란 화분에 심어 비닐로 감싸 하우스를 만들어 주었는데 기뻐하는 나의 모습에 그 후로는 화분으로 파밭을 만들어 주신다
늘 밖의 활동으로 바쁜 삶을 사느라 집안 살림에는 별관심이 없었는데 모든 일을 내려놓고 살기 시작한 지도 많은 날이 지난 어느 날부터 음식도 곧잘 하게 되었고 짝꿍과 둘이서 여행하며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도 알게 되었다
또한 이렇게 발코니 텃밭에서 파를 뽑아 사용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 지도 알게 되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나만의 텃밭이라며 발코니 화분에 파 한뿌리 뽑아 들고서도 이렇게 행복한 것을ㅡㅡ
그렇구나
행복은 타인이 내게 줄 수 없는 것
내 안에 있기에 나 스스로가 행복의 보따리를
풀어놓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발코니 화분의 파 한뿌리를 뽑아 들고도 이리 행복한 것을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