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한

by 한명화

개울가

햇순 오른 오동나무 곁

개울 벽 바위에 걸터앉아

그대

무얼 그리 생각하고 있는지


흐르는 물소리에 옛 추억담아

오동나무 곁에 어머니 모습

어머니의 아버지

막내딸 낳았다고

뒷꼍에 심었던 오동나무

막내딸 시집보낸다고 몇날을

땀 흘려 만드셨다던 딸그락장롱

분해했다 조립하면 다시 장이 되는

요술쟁이 장롱이었는데


어린 새순 오동나무 지나치다가

곁에 앉아 어머니 생각에

막내딸 사랑에 흠뻑 취하신

생전에 뵌 적 없는 외할아버지

인자한 미소로 다가오신다

딸그락장롱 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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