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섭
자리 앉은 바랭이 터
옛날 울 할머니
머리에 수건 질끈 동이시고
콩밭에 허리 묻고 땀방울 주렁주렁
호미든 손 부지런히 풀메기 하시며
이놈 바랭이 밉기도 하구나
뽑아내고 돌아 서면 또 올라오니
뿌리째 뽑아 멀리 던져도
돌아서면 다시 올라 온다시며
바랭이와 싸움 길게 하셨는데
바랭아
산등성이 콩밭 아닌
탄천가 둔덕이라 너도 반갑구나
행여 콩밭일랑 들어가지 마
호미든 할머니 손 아프시단다
바랭이 옆 스쳐가는
허리 숙여 콩밭 메는 할머니 모습
하얀 머릿결 흩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