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핀 아낙

by 한명화

비도 오고

늦은 점심으로 든든하게 채운 속

거실에 배 깔고 엎디어 발 춤을 추다

어? 벌써 시간이?

저녁 준비 시간이 훌쩍 넘어가 버렸다


바닥에 붙어 늘어진 몸

무겁게 일으키며 한마디

저녁엔 뭘 먹지?

들리는 목소리 하나

식은 밥 있으면 라면


에라

비도 오고 밥 하기도 싫고

그래

어쩌다 싫을 수도 있지

스스로 위로하며

게으름 핀 아낙 저녁상 차림

컵라면 두 개

김치 그릇에 달랑 식은 밥 한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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