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안 했네요

by 한명화

멋쟁이 친우

가방끈 늘어트린 다섯 학기

옆자리 벗 되어 정 나누며

서로를 다독이며 함께했는데


자신의 세상 찾아

이리저리 헤집어 지식 쌓더니

딱 맞는 자리 찾아

쌓아둔 지식창고 열어 놓고

쏟아내는 일이 신바람이라고


꽃피던 봄날 얼굴 마주하고

예쁜 선물 꺼내 주며

언니!

첫 월급 받은 날 하나 사뒀어요

강연할 때 예쁘게 바르세요


시간 지나

소나기 지나간 한여름 밤

다시 만난 친우 하는 말

언니! 화장 안 했네요


덜렁이 화장은 시간을 안 줘

잠시만 지나면 사라져 버려서

미안함에 다시 꺼내 거울 앞에 섰네


첫 월급 받아 선물 고르던

이쁜 마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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