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우물

by 한명화

찬바람 불어오는 한겨울

온 땅 꽁꽁 언 우물터

고무신에 저고리 동여매시고

그 무거운 물동이 머리에 이고

물 길어 오시던 어머니

행여 길 미끄러워 기우뚱

물동이 어머니 야단친다

찬바람 불어 언 손에

빨갛게 얼어 버린 두 뺨에

그렇잖아도 얇아 너무 추운 옷 위로

동이 속 차가운 물 주르륵 부어


동막골 우물 안 들여다보니

물 길어 올릴 힘 다 없어진

움직일 의지 없는 두레박

세월의 무게이고 드러누웠다

이제는 세월의 뒤편에 서서

역사의 페이지에 그려놓고

옛 여인들 삶의 무게 끌어안은

잊혀 가는 어머니의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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