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어오는 한겨울
온 땅 꽁꽁 언 우물터
고무신에 저고리 동여매시고
그 무거운 물동이 머리에 이고
물 길어 오시던 어머니
행여 길 미끄러워 기우뚱
물동이 어머니 야단친다
찬바람 불어 언 손에
빨갛게 얼어 버린 두 뺨에
그렇잖아도 얇아 너무 추운 옷 위로
동이 속 차가운 물 주르륵 부어
동막골 우물 안 들여다보니
물 길어 올릴 힘 다 없어진
움직일 의지 없는 두레박
세월의 무게이고 드러누웠다
이제는 세월의 뒤편에 서서
역사의 페이지에 그려놓고
옛 여인들 삶의 무게 끌어안은
잊혀 가는 어머니의 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