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여행

by 한명화

어머니 아프지 않으세요?

90이 다 되신 어머니

수화기 너머

아니 나 멀쩡 혀


늘 수화기 너머 어머니 목소리

응 누구여

힘 다 소진한 기력 다하신 목소리

지난가을 모시고 여행 다녀오며

어머니

아프지 않고 계셔야 또 모시고 갈 수 있어요

아프시면 모시고 갈 수 없으니까요

그 뒤

수화기 너머 어머니 목소리

쩌렁쩌렁


어머니 모시고

추억을 꺼내 보시라 동막골 여행했는데

소녀 되어버린 어머니 목소리

초가집이네 가을에 새 지붕 갈지 않았네

오메 솥단지 봐라

한겨울에 마당에 걸려 있네

뭐가 들어 있다냐

솥뚜껑 열어 보시며 옛 시절 생각하시고는

이야기 주머니 열어 보이시며

입가에 미소 가득 담으신다


어머니

아프지 마세요

또 놀러 가게요

오늘도 수화기 너머의 어머니

목소리 힘이 들어 있다

나 안 아파 괜찮아

어머니 담주 또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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