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구경

by 한명화

주룩주룩 여름 비 내리는 아침

따끈한 커피 잔 손에 들고

발코니에 선 중년의 부부

쉬지 않고 내리는 비의 열정에

도란도란 나란히 비 구경

비의 무대 막 오르자

으르렁 거리는 천둥장단에

번쩍이는 번개의 빛 춤 사이로

우르릉 우르릉 쾅

벼락의 합창은 강렬하였다

발코니 너머 학교운동장은

물방울장단 노래 부르고

길 너머 숲 아파트 사이

부드러운 안개 색칠놀이에

발코니 화분의 초록 잎들

수정 구술 달고 기웃기웃


희끗희끗 머릿결 쓸어 올리며

도란도란 속삭이는 중년의 부부

그윽한 커피 향 발코니 채우고

마주보며 미소 짓는 정겨운 모습에

무섭게 쏟아지던 여름비

고개 들고 가만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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