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이 관객

by 한명화

대청마루 한쪽에 잠자던 다듬이

바지랑대 하얀 빨래 춤을 추면

슬며시 잠 깨어 기지개 켜고

어머니 손길 기다린다

독주회 준비 되셨느냐며


손 발 바빠진 어머니

꼬득꼬득 빨래에 풀 먹여서

바람이랑 해님 함께 놀게 하더니

하얀 빨래 곱게 접어 다듬이에 올려

대청마루 다듬이 독주회 여신다


딱딱 딱딱딱 따다다다다다닥

딱딱 딱딱딱 따다다다다다닥

청아한 다듬이 노래 장단도 좋아

어머니 힘드심은 알지 못하고

곁에 앉아 바라보며 관객이 된다


전시장 한자리 차지한 다듬이

어머니 오래 바라보시더니

많은 식구에 그때는 참 힘들었었지

빨어서 풀먹여 다듬이질 해야 했으니

구순의 어머니 표정에 회한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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