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안부

by 한명화

분당천가 둔덕에 하얀 찔레꽃

발걸음 잡고 이야기하재

그 옛날

청보리 피던 어느 날

보리밭가 서 계신 어머니는

보리야 어서어서 익어라

내 새끼들 배고프다

눈가 훔치며 넋두리하시던 말 듣고 말았지

찔레꽃 피면

오는 손님 무섭고 가는 손님 고맙다

할머니 쓸쓸하게 하시던 말씀

보릿고개 그 뜻

오랜 후에야 알게 되었지

뒷동산 찔레꽃 피어나면

연한 순 꺾어 텁텁하다 투덜대면서

친구랑 마주 보고 깔깔대며

많이도 먹던 일 눈앞인데

이제는 너랑 마주하고 옛 얘기 한다

찔레꽃아!

이제 너를 만나도 슬프지 않아

찔레꽃 만발 할 때

손님도 와도 무섭지 않다고

어머니도 보릿고개 걱정 안 하시고

이쁜 봄이라고 좋아 하시지

산책 길

길가에 흐드러진 찔레꽃

오가며 눈길 올려놓고

가슴 가득 번지는 아련함에

눈길 담으며 안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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