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빼앗긴 봄날

by 한명화

그래

우리의 봄날은 이랬어

높고 파아란 하늘 흰구름 놀고

건물들은 맑은 햇살에 빛나

창문을 활짝 열면 싱그런 바람

저 멀리 숨겨진 산등성이도 다가오는

봄날이 되면 들로 산으로 봄맞이 즐겼어


그런데

요사인 달라졌어

봄날의 싱그러움 숨어 버렸어

밖으로 나갈 수도 없어

창문을 열 수도 없어

밖에 나갈 땐 우리는 외계인

마스크에 안경 쓰고 걸음도 빨라


봄날의 낭만

봄날의 행복감

봄날의 설레임

우리의 봄날을 빼앗아 갔어

삶을 몽땅 바꿔 놓았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오랜만에 미세먼지 좋음 떴어

후다닥 창문 활짝 열고

밖의 공기 실컷 들여놓았어

셔터를 누르며 이렇게 풍경도 담았어

왜?

오랜만에 받아본 반가운 선물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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