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운동과 마을공동체
예전에 써서 보관함에 들어 있던 글을 다시 꺼내 읽어봅니다.
제 고민이 시작된 곳,
마을, 정주, 관계, 가치, 삶
우리에게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마을만들기 혹은 마을공동체라는 주제의 강의를 나가거나 관련 포럼에 참여해 보면 마을에 대한 무척이나 상이한 시선에 당혹스러울때가 종종 있습니다.
새마을운동에서 마을의 접점을 찾는 분들
정치적 조직 단위에서 마을의 접점을 찾는 분들
가벼운 골목의 일상적인 감성에서
삶의 지향과 목적을 부여하는 절대적 가치의 이성까지
마을은 다양한 시선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되고 풀이되어집니다.
지역운동과 같이 마을운동을 이야기하시는 시선에서 볼때
마을은 시민운동의 한 지류입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이후 형식적 제도적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1992년 지방자치제도 이후
독재 타토를 위치던 중앙중심의 시민운동은
지자체에서의 직접적 민주주의
혹은 시민의 자기권리찾기 등을 통해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 조직회하는데 힘을 쏟게 됩니다.
이렇게 중앙중심의 시민운동이 지역운동으로 변화하면서 그 형태는 다시 두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자체와의 연결 혹은 지자체를 감시하는 역활을 하는 지역운동과
지역안에 들어가 지역주민들과 실천적 사업을 진행하는 지역운동(풀뿌리운동)으로 나누어 볼수 있으며 이러한 풀뿌리 운동을 마을운동으로 보는 경향도 있습니다.
혹은 60~70년대의 도시빈민운동과 80년대의 재개발지역운동, 90년대의 아파트환경개선운동등의 연장선으로 보는 분들도 계십니다.
반대로 지금 대부분의 마을만들기에서 나타나는
비전문성,정치 중립성,거버넌스,우선적 정주개념등의 특성을 통해 기존의 시민운동과는 다른 성격을 구분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를 적어보자면
마을만들기 초기에 시민운동의 직접적 활동과 지원 흑은 연대는 무엇보다 큰 힘이었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동의합니다.
하지만 실제 만들만들기가 진행되고 각자의 마을살이가 진행되면서 분명 마을은 기존 시만운동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생산'과 '정주' 이 두단어에서 우리는 마을을 구분지일수 있을것 같습니다.
현대 도시의 특성을 나열해 본다면 그중 '소비'라는 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클겁니다.
소비의 반대말인 생산이 현대 도시에서의 마을만들기에 핵심 단어라는 것은 아이러니 할수도 있습니다.
마을만들기는 소비자인 마을주민을 생산자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자기의 욕구를 마을의 욕구로 전환해내고
소비를 통해 충족되었던 수요를 직접 생산함으로써 '생산자=소비자'가 되는 실천적 경험을 마을에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생산'은 단순한 재화의 생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을만들기를 통해 다양한 생산을 공유하면서 마을사람들은 '가치의 생산'을 이루어냅니다.
즉 가치라는 것이 이미 만들어져 있거나 결정되어 있어 마을안에서 그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사고를 공유해가면서 가치를 직접 생산하고 가치를 직접 소비하는 과정이 마을만들기라고 할수 있습니다.
마을은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이 아니라 가치를 생산하는 공간이다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마을은 특정한 한가지 목적만으로 지속성을 담보할수 없습니다.
교육,보육,환경,경제,정치,청년,노인,청소년,장애등등등 다양한 주제가 공존하는 곳이 마을입니다.
한가지 주제만을 위해 모였다면 그 주제가 해결되거나 새로운 주제에 관심이 바뀔때 마을은 사라질겁니다.
남은 사람들이 꾸려 가기 때문에 마을이 남아 있다고 한다면 그건 그 주제를 위한 마을이지 나의 마을은 아닐겁니다.
주제가 있어 사람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모여 있기에 주제가 만들어지는것..... 그것이 마을입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속에서 다양한 수요를 쫓게 됩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가 어릴때는 보육에, 아이가 커가면 교육에, 아이가 더 크면 자기성장에 관심을 가집니다. 물론 모두가 동일하지 않고 저마다 다양한 욕구를 다양한 시점에 해결하고자 합니다.
마을은 목적 지향적이기보다 정주 지향적이고 관계지향적입니다.
목적을 위해 여기 모인것이 아니고,
아니 목적을 위해 여기 모였다 해도
결국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부딧치는 다양한 일상과 서로간의 욕구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삶의 공간입니다.
따라서 한가지 주제에만 목매지 않고
한시점의 주제에만 목매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시선에서
장기적인 결과물을 바라볼때 마을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생산'과 '정주'라는 단어로 마을을 바라본다면 마을운동 대신 '마을만들기' 혹은 '마을살이'라는 표현에 더 동의가 되어집니다.
마을의 방향성
마을의 지향점
이런것들은 마을을 유기체로써 바라볼때,
쉽게 답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정답이 없기에 더 궁금해지는 공간
확신이나 신념보다 공감과 공유가 소중한 공간
우리가 꿈꾸는 마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