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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관계를 팔아라.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관계마케팅

by 씩씩한 종윤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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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팔아라


'물건을 팔지말고 가치를 팔아라'

창업컨설턴트 조기선씨가 2006년에 쓴 책의 제목입니다.

여기에서는 바나나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한 때는 '맛있으면 바나나'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바나나'의 등식이 있었지만 바나나가 흔해진 시대에 와서는 더 이상 이런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희귀할 때는 그 자체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어 판매가 쉬웠지만 이제는 치열한 경쟁의 시대로 새로운 관점의 세일즈 방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도 돌이켜보면 10년전만 해도 친환경이나 유기농과 같은 웰빙이 메인 트렌드였습니다.

(10년 사이에 이러한 트렌드는 웰빙=>힐링=>욜로or휘게 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IMF를 거치면서 단순한 경제지표보다는 개인을 돌아보게 되면서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단어 자체가 큰 가치를 가졌고, 전국적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생협 매장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겨우 10년만에 친환경이나 유기농은 이마트에도 동네수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고 초록마을과 같은 대기업 전문 매장이 들어설 정도로 시장도 커졌습니다.

시장이 커지고 흔해진 만큼 그 단어가 가지는 가치의 크기는 작아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친환경 제품이니 그 가치를 인정해 달라고 주장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물건에 가치를 담아 판매를 했다면 이제는 물건과 가치를 관계에 담아 팔아야 합니다.

상품 자체의 가치를 소비자가 인지하는 것은 이제 상품만이 아니라 상품을 교환하는 관계에서 소비자가 인지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관계를 팔아라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커뮤니티비즈니스입니다.




기존 마케팅이 제품의 질에 관심을 둔 마케팅이었다면, 관계마케팅은 기업의 거래 당사자인 고객과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형성, 유지하고 대화하면서 관계를 강화하고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이다. 이렇게 신뢰를 바탕으로 쌓여진 고객 만족은 해당 서비스를 유지하고, 추가적인 서비스를 구매하며, 긍정적인 입소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에 관계마케팅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시사경제용어사전, 2010. 11. 대한민국정부 -


관계 마케팅이란 기업이 소비자에게 친근한 존재가 되며 또한 기업 시민으로서 소비자 공중의 사회적 가치 만족을 달성시켜 소비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전략으로는 ① 기업이 소비자에게 가치가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②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후원하고, ③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관계 마케팅은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대표 전략으로 기존 마케팅 전략보다 더 효과적이다. 직접 마케팅이나 거래 마케팅과 달리 고객과 상호작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마케팅PR전략과사례, 2014. 4. 커뮤니케이션북스 -




관계마케팅의 시작은 모든 고객으로부터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는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신규고객의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과 고객 관리 비용등을 고려해서

고객을 분석해보면 손실부분 고객과 수익부분 고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손실부분의 고객을 수익부분의 고객으로 이동 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규 유치보다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박고,

수익을 내는 고객과의 관계를 고민하고,

더 수익을 내는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을 연구하는 것이 관계 마케팅입니다.


일반적인 관계마케팅은 수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유인된 고객, 혹은 기존의 고객을 슈퍼맨(많은 구매하는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면(백화점의 VVIP정책)

커뮤니티비즈니스에서의 관계마케팅은 관계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해서 어떻게 소비자와 관계를 맺고 이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춥니다. (관계를 통해 가치를 만들고 공유)


관계를 맺는 방법은 앞선 챕터(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노출하고,어떻게 연대할지...)들에서 논의를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1) 고객 개발

경양학에서 고객 개발은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분석해서 기존 소비자와 할 수 있는 사업을 늘리는 것을 말합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에서는 고객 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삶에 있어 점유율을 높이고 관계의 접점을 더 늘여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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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마을 생협(땅과 사람이야기)에서는 식자재만 파는 것이 아니라 매주 금요일을 '금요 요리데이'로 정해 동네에 솜씨 좋은 엄마들이 그때그때 반찬 한 가지를 만들어 판매를 합니다.

10인분에서 20인분정도를 준비하는데 대부분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한 솥 가득 끓인 국 한 그릇은 함께 만들고 함께 먹어서인지 모두들 평들이 좋습니다.

요즘 같이 가족수가 적은 가정들은 국을 끓여도 조금만 만들다 보니 이런 맛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반찬 전문점도 아니고 미리 메뉴가 정해진 것도 아니지만 금요일만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기가 좋아 이제는 '화요 요리'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생협에서 주말을 앞두고 식자재 재고를 정리하자는 목적에서 시작했던 금요 요리가 그 목적을 넘어 소비자와의 관계 접점을 늘리는 중요한 매개가 되었습니다.

소비자도 만족, 생협도 만족, 참여한 엄마들도 적게나마 수입이 생겨 만족,,,

각각의 만족을 가지면서 다양한 접점을 만드는 것이 고객개발입니다.


'딜콤한 밥상'이라는 마을기업(협동조합)은 마을반찬가게입니다.

매장은 있지만 사실상 반찬을 만드는 곳이고 반찬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습니다.

동네사업이지만 카톡,밴드등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반찬가게입니다.

달콤한 부엌에서는 지금 조합원들이 책을 쓰고 있습니다.

반찬에 관한 책일까요?

건강한 식자래에 관한 책일까요?

아닙니다.

여행에 관한 책입니다.

이 반찬가게에서는 이 매장을 이용하는 회원들이 모여 작년 여름에 한달정도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한 번이 다가 아닙니다.

짧게는 몇일, 길게는 일주일로 중간중간 회원들이 팀을 만들어 여행을 갑니다.

반찬가게에서 여행을.....

이 곳은 몇년째 겨울이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음악회를 열기도 합니다.

목 좋은 곳에 위치한 매장도 아니고

소문난 매장도 아니지만

여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회원들의 일상에 깊숙히 자리잡아 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반찬가게를

이용하는 회원들의 강력한 네트워크의 힘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공구를 빌려주는 시흥의 동네 관리소처럼 사람들이 필요료 하는 것에서 접점을 찾아해 합니다.

자전거 수리용 부품을 비치해 두거나,

매장의 여유공간에 주민들의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거나,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세탁소나 운동화 빨래방등을 샵앤샵처럼 운영할 수도 있을것입니다.


단순히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주민)들의 니즈(needs)에 맞추어 접점을 늘여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2) 매뉴얼이 아니라 선택권을 줘라.

이케아나 레고가 성공한 이유는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기성품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조립함으로서 가치가 더 부여됩니다.

(앞선 16번 챕터 '피와 땀이 가치를 결정한다'에서 설명되어 있으니 참조 / 이케아효과,보유효과)

이와 같이 소비자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스스로의 선택이 되도록 느끼게 하는 것이 가치를 높이고 관계를 늘여가는 방법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모디슈머를 커뮤니티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모디슈머(Modisumer)란 자신만의 방법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수정하다, 변형하다’라는 뜻의 ‘Modify’에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해 만들었다.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라 다른 제품과 접목하는 등 자신의 취향에 맞게 새롭게 창조해 사용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신조어다.

- 다음백과에서 - 원문보기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d730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불닭게티(불닭붂음면+짜파게티)를 들어보셨을겁니다.

예전에 해피투게더라는 예능프로에 연예인들이 나와 자신만의 래시피를 선보였던 '야간매점'과 같이 기존의 조리법과 다른 새로운 조리법들이 유행을 타면서 만들어진 용어가 모디슈머입니다.

단순히 퓨전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했던 것이 이제는 새로운 흐름속에서 재평가 되고 있습니다.

모디슈머는 새로움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같은 소비를 모방함으로써 자신이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자존감, 혹은 자기 능력표출의 욕구와 그 커뮤니티에 동질화되려는 정서적 만족감도도 가집니다.

우리 지역만의 래시피

우리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 낸 우리만의 모디슈머는

지역 커뮤니티의 소속감과 연대감 그리고 주민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자부심까지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모디슈머를 단순히 제품만에 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을축제를 우리만의 색깔을 강하게 넣어 브랜딩하면 그것도 모디슈머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개성과 직접적인 활동이 포함되고 그것이 자기만의 것이라는 인지과정으로 확인되면 우리만의 새로운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관계망를 기반으로 합니다.

지역안에서

어떻게 관계를 만들고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어떻게 관계를 확장하느냐의 문제는

결국 주민이 욕구에 맞추어 주민이 주도할 수 있는 접점을 얼마나 늘여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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