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커뮤니티비즈니스 = 가치를 이미지화 하자
우리 뇌는 불확실한 이익보다 확실한 손실에 대한 걱정을 더 크게 한다, 변화를 원한다면 변화를 통해 무엇을 불확실하게 얻을지보다 변화하지 않으면 무엇을 확실하게 잃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결국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실제 위험 여부와 관계없이 위험하다는 생각 그 자체다.
- <생각의 역습> 최승호, 새로운 제안 -
한 번 정해진 틀 혹은 규칙을 바꾸는 것은 고통(스트래스)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하면서 바꾸겠다는 생각은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생각이 쉬울 뿐 실천도 쉽지는 않습니다.
통신사의 상품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통해 전체적으로 인하를 하고 있지만 한 번 정해진 상품을 바꾸는 소비자는 많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분명히 더 저렴하면서도 지금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을 알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월 6만원짜리 상품을 월 4만원짜리 상품으로 옮기면서 발생하는 월 2만원의 성과보다
복잡하게 엉켜있는 상품 설명을 읽을 때 발생하는 스트래스와 상품 전환에 따른 절차에서 발생하는 스트래스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뭐 이걸 단순히 귀찮아서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결합상품이니 장기고객 옵션이니 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조건들은 고객들에게 더 혜택을 주겠다는 의도보다는 한 번 결정된 상품을 바꾸기 귀찮게 하려는 의도도 분명 있을것입니다.
일단 협동조합을 만들고 조합원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이니 출자금의 기본단위를 최대한 낮추고 월 조합비의 납부에 강제를 하지 말자는 것은 분명 조합원의 진입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조합원이 늘어났을때 출자금의 기본단위를 올리거나 월 조합비를 강제하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없을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조합비를 납입할 때의 추가적인 혜택을 통해 조합비 납입을 촉진 시키려 하지만 왠만한 혜택으로는 움직이게 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에서는 업무효율을 위한 방법으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사용합니다.
성과를 냈을때의 인센티브와 지금의 실적에서 변화하지 못했을때의 패널티를 적용했을때 더욱 효과를 보는 것은 패널티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성과보다 손실에서 2배이상의 고통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조합비를 납입했을때의 인센티브(혜택)보다는 조합비를 내지 않았을때의 페널티(기존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차이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혜택의 상실)에 더 민감히 반응이 나타날수도 있습니다.
또한 인센티브의 형태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다이어트에 실패 하는 이유는 다이어트로 인한 건강의 문제는 멀리 있고 맛있는 것은 눈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뇨나 고혈압등 건강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더 적극적인 실천이 가능해집니다.
인센티브나 페널티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여 합니다.
하지만 인센티브가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을 하게 되면 협동조합의 가치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협동하고 공유하고
소비자를 넘어 함께 만들어가는 생산자를 꿈꾸는 우리의 사회적경제에 있어 수치로 표현된 인센티브는 우리의 정체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안심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마을카페겸 생협매장 땅과 사람이야기는 몇년째 조합비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홍보도 많이 해보고 조합비를 내지 않으면 쌓여있는 포인트에서 감하는 방법도 해 보았지만 이런저런 문제들로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작년부터 땅과 사람이야기에서는 4차원회원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만원의 자동이체를 신청한 조합원에게 한달동안 네 잔의 차를 마실 수 있는 포인트북을 줍니다.
차 한잔이 대부분 3,000원이상이고 차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네 잔을 주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분명 이익입니다. 하지만 네 잔을 주기 때문에 이익이라는 지점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포인트북
땅과 사람이야기의 계산 데스크에는 4차원 회원들 이름이 적힌 포인트북을 담은 투명 케이스가 있습니다.
4차원 회원은 차를 주문하고 이곳에 있는 자신의 포인트북에 직접 날짜를 기입합니다.
일종의 회원증입니다.
한 달에 네 잔을 마시는 사랍도 한 두 잔만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모두가 협동조합에서 혹은 협동조합의 운영에 있어 하나의 역활을 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소속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 포인트북입니다. 이 공개된 자리에 위치한 투명한 케이스 안에 담긴 자기 이름의 포인트북은 단순한 수치적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 지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속감은 더 갚은 소속감과 관계에 대한 열망을 불어 일으킨다는 점에서 과거의 포인트제도와 다릅니다.
단순한 포인트제도는 계산하는 사람과 포스장비 그리고 이용자만이 알수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이며 포인트가 얼마인지 평소에 계산하고 외우고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개된 4차원 회원은 단순한 수치적 이익 개념을 넘어 나의 이익과 조직의 이익에 공유를 의미합니다.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에서 성과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매우 조심스러운 접점입니다.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영역이지만 우리의 정체성 측면에서 성과의 수치적인 부분을 가치적인 부분으로 이미지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가면서 지속가능할수 있는 필수 요건입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