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한 마음은 결국 터진다

-말이 되지 못하고 감정만 남은 것들

by 새미

말이란 늘 입 밖으로 내뱉어야 단어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어떤 말들은 나의 머릿속에서만 맴돌다 잊힌다. 잊히다 문득 떠오르는 순간의 기억들이 낡고 노쇠한 서랍틀 속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내민다.

열려버린 말들의 잔해들을 꺼내보려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 보지만 나 자신에게 꺼내지 못한 말들이 진한 잉크자국에 절여버린 듯하다.

그 감정의 카테고리를 찾지 못하고 어떤 말들이었는지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없을 만큼 뒤섞여 버렸고, 그날의 감정과 말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존재하지 않는 형체를 떠오릴수록 그 간격의 거리를 좁힐 수가 없었다. 어쩌면 무의식 중에 잊어야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 말에 담긴 진심보다 그 말을 꺼내지 못한 시간만이 흐릿한 틀의 구조만 머릿속에 맴돌 뿐이다.

나는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들이 내 안에서 유효하지 못하고 내 안에서 흔적을 지워갈 때 어쩌면 그 말을 뱉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안도감을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잠 못 드는 밤에 나는 후회의 고백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때 그 공간, 시간 안에 유효한 말들을 했어야 했다고 말이다.

가슴속에 탁탁 튀는 뜨거운 말들이 소화되지 않고 가슴 언저리를 태우기 시작하는데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찬물만 들이키며 애써 잠재우려 했다.


어리석은 후회의 고백 후 아침에 깨어나면 나는 다시 생각한다.

말하지 않았다는 안도감, 나 자신 스스로 우스워지지 않았다는 안도감 말이다.

어쩌면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말에도 무게가 있고
그 무게는 때론 말보다 깊게 남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기에
후회의 고백들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낮과 밤에 이면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것이 어쩌면 나를 성장케 하는 일부의 부스터 같은 역할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 부작용은 나를 쉽게 불안함과 죄책감에 들게 한다는 것이다.

자기 고백적인 후회, 다시 되돌아간다 해도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 충분히 알고 있기에 나는 그 후회의 고백 속에 같은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위로 아닌 위로와 가슴속에서 가라앉길 바랄지도 모른다.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