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바닷속에서

나의 세계는, 나의 바다는, 온통 너야.

by 김예빈

지구라는 둥근 어항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유영할 거야.


있지, 나는

범람하는 바닷속에서 흘러넘쳐

너의 지느러미에 닿고 싶어.


어쩌다가 지느러미가 찢어진다면,

우리, 서로의 지느러미를 맞닿아 상처를 메워주자.


어쩌다가 너의 지느러미가

헤엄치지 못할 정도로 망가지게 된다면,

내 지느러미를 떼어줄게.


내게 너의 존재는


숨 쉴 수 있는 아가미보다 더,

헤엄칠 수 있는 지느러미보다 더,

바다로 가득 채워진 어항보다 더,


소중하니까 말이야.


너는 나의 바다야.

너는 나의 세계야.


범람하는 바다처럼,

너를 향한 나의 사랑도 범람해.


그저 어항을 가득 채운 바다가 아니야,

그저 우리가 숨 쉴 수 있는 바다가 아니야,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이 가득 채워진,

사랑으로 만들어져 너의 비늘이 더욱 반짝이는,


그런 바다야,

그런 세계야.


만약 파도에 휩쓸려 우리가 헤어지게 되더라도,

나는 금방 너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세계이니,

어둠 가득한 심해에서도 밝게 반짝이는

너의 비늘을 한눈에 알아볼 거야.


너의 비늘은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워. 비늘도 널 닮나 봐.

반짝 빛나. 비늘도 널 닮나 봐.


인간들이 항상 말하기를,

파도가 부서질 때, 꽃 피우는 윤슬을 보고,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며, 서로의 손을 꼭 잡는대.

영원히 놓치고 싶지 않은 운명이라나.


가만 보면, 인간이 하는 사랑도,

내가 하고 있는 사랑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간과 우리의

삶과, 세계는 다르니까,

사랑의 형태도 다를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더라,

우리는 서로를 잡을 손이란 게 없는 존재이니,

우리는 서로의 지느러미를 붙잡자.


잡을 수 없는 것인걸 알지만,

잡은 것처럼, 꼭 붙어있자.


내가 네 곁에 있어서,

네 비늘이 빛바랠지도 모르지만,


함께하면

너의 비늘, 나의 비늘이 어우러져

이 세계를 더 환하게 비춰줄 수 있지 않을까.


계속해서 헤엄치며,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품은

바다의 내음이 너의 아가미에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