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겁내지 않는 눈동자들이 서성인다
권태는 고양이의 등과 닮았다
보드라운 털로 뒤덮인 등은 유연하다
연약한 꼬리뼈를 당기면
척추까지 만질 수 있을 것처럼
늘어지고 흘러내리는 웅크린 고양이들
고양이 군상
고양이로 가득 찬 수조
고양이들의 정신병원
고양이들은 폭발한다
뛰어 오르고 달리고 후려치는 고양이들
고양이는 고양이를 상실한다
고양이는 숲 속에 숨어
사라지는 자신을 바라본다
몸을 핥는다 몸을 핥는 것을
잊을 때까지 하지만 왜?
달이 뜨면
울지도 못하고
눈을 동그랗게 뜰 것이다
달을 담은 눈동자가 일제히 빛난다
그들은 높이 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