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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카페

by 말미잘

사람을 겁내지 않는 눈동자들이 서성인다

권태는 고양이의 등과 닮았다

보드라운 털로 뒤덮인 등은 유연하다

연약한 꼬리뼈를 당기면

척추까지 만질 수 있을 것처럼

늘어지고 흘러내리는 웅크린 고양이들

고양이 군상

고양이로 가득 찬 수조

고양이들의 정신병원

고양이들은 폭발한다

뛰어 오르고 달리고 후려치는 고양이들


고양이는 고양이를 상실한다
고양이는 숲 속에 숨어
사라지는 자신을 바라본다
몸을 핥는다 몸을 핥는 것을

잊을 때까지 하지만 왜?


달이 뜨면

울지도 못하고

눈을 동그랗게 뜰 것이다

달을 담은 눈동자가 일제히 빛난다

그들은 높이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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