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매 시간 종이 울리는데 끝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오늘의 배움이 내일로 이어지듯
오늘의 어려움이 내일로 이어져요
나는 그게 어려워요
꽃을 심겠다고 다짐한 날도 있었습니다
주머니에는 온통 말 뿐입니다
쓰러진 화분처럼 말했어요
검은흙을 토해놓고 나면 깨진 사기 조각이 덜그럭거려서
힘든 날엔 무엇이 잘못인지 여러 번 곱씹습니다
내 탓을 합니다
꽃 탓을 합니다
세상 탓을 합니다
탓하는 내가 바보 같습니다
그냥 그런 거라는 말이 입에 붙습니다
그동안에도 쓰러지는 화분을 막을 수는 없어요
어느새 바닥은 흙투성이입니다 그냥 그런 거예요
흙이 다 지고 나면 사방이 고요하도록
흰 조약돌을 놓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