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멋진 풍경을 보고 싶어 했다. 우리는 차를 타고 100km를 달려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가득한 길에 도착했다. 하늘은 파랗고 빳빳한 도화지 같았다. 수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불타고 있었다. 나무는 강물마저 붉게 태우고 카메라 렌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왜 사진을 찍나요?" 나는 그들 중 하나를 붙잡고 물었다. "우리는 사진작가예요. 여기까지 온 교통비를 사진으로 메워야 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는 이미 그들 중 일부가 되어있었다. 우리는 100km나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막 잠에서 깬 아이가 칭얼거리며 사진 찍기를 거부했다. 우리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메타세쿼이아 길을 벗어나 물고기 마을에 들어갔다. 물고기들은 물속에 있어서 큰 소리로 불러도 움직이는 법이 없었다. 새 박물관에도 갔었는데 새들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는 너무 높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우연히 들어간 낙엽 정원을 좋아했다. 바짝 마른 낙엽이 걸을 때마다 바스락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바스락 소리에 아이는 하루를 무너뜨리며 웃었다. 낙엽 위를 달리고 넘어지는 동안 하늘이 빙글빙글 돌았다. 그날 밤 자려고 누웠는데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바스락 소리가 집 앞 공원에서 나는 것인지 내 마음속에서 나는 것인지 헷갈렸다. 아이는 깊이 잠이 들었다. 어쩌면 아이는 온 세상의 하늘이 모두 연결되는 꿈을 꾸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