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벌레가 다가왔다. 하잘것없는 벌레였다. 하지만 나는 내게 다가온 벌레에게 독기 뿜은 냄새를 피우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내 예쁜 살을 벌레가 조금 떼어먹도록 내버려 두었다.
- 내가 살 수 있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줘.
나는 벌레에게 부탁했다.
- 난 지금 배가 너무 고파서 기운이 없어. 우선 배를 좀 채우고 나서 데려다줄게.
벌레는 먹느라 웅얼웅얼 대답했지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 그런데 넌 어디로 갈 건데?
허겁지겁 먹던 벌레가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 몰라. 어디로 가야 하지? 내 살 수 있는 곳이 어디지?
나는 벌레에게 물었다. 하지만 벌레는 먹느라 바빠서 대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