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가 남긴 상처

by 이세벽


- 그냥 가면 어떻게. 나를 데려다줘야지.

-난 벌레야. 내가 어떻게 너를 데려다주니. 게다가 넌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잖아.

벌레 말이 맞았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그러나 어쩐지 예쁜 내 몸에 상처가 난 게 억울했고, 마음이 아팠다.

- 이 근처에 다람쥐가 살아. 그 다람쥐는 너를 어디로든 데려다줄 수 있을 거야.

벌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 그 다람쥐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 그건 나도 몰라. 어차피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그냥 기다려. 운이 좋으면 다람쥐가 너를 찾아올 거야. 그 다람쥐는 영리하니까. 너에게 행운이 빨리 찾아와 주길 빌게.

나는 다람쥐가 찾아와 주기를 열망하면서 외롭고 고통스러운 날을 힘겹게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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