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대지

by 이세벽



내 사랑하는 친구 비가 나를 뿌리째 휩쓸어버리려고 했을 때만큼은 정말 견디기 힘들어 죽을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대지를 움켜잡고 버텼다.

그제야 나를 어둠 속에 가두고 학대를 일삼던 대지가 내 친구였다는 걸 깨달았다.

- 이제 와서 나를 미워해도 어쩔 수 없어. 하지만 네가 더욱 대지와 친해지게 하려는 것이라는 걸 곧 알게 될 거야.


비의 말에 나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꿈을 꾸는 자만이 극복할 수가 있어.


나를 익사시킬 것 같은 비의 말이었지만 나는 의심하지 않고 비의 말을 마음속 깊이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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