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그녀의 두번째 첫사랑
6. 집으로 돌아가는 연습
천강이 앉기 쉽도록 식탁 의자를 빼주는데 낯익은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까맣게 잊고 있던 롤리타렘피카향이다.
전율이 월인의 몸을 훑고 지나가고 몸에서 기운이 빠지는 것 같다.
'천강이 나에게 덥석 안겨 올지도 모르는데 기뻐서 환호성이라도 질러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쓰러질 듯 맥이 풀리고 마는 거지.'
월인은 혼란스럽다.
천강에게서 나는 롤리타렘피카 향은 천강이 좋아하는 향기가 아니라 월인이 좋아하는 향기다.
천강에겐 선물로 받거나 향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병이 예뻐서 사 모은 향수가 화장대 서랍과 장롱 보석함에 많이 있다. 하지만 천강은 향수를 즐겨 뿌리지는 않았다.
언젠가 천강이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이것저것 뿌려보며 냄새가 어떠냐고 월인에게 묻다가 마침내 롤리타렘피카를 허공에 뿌렸다.
그 순간 월인은 취한 듯 중얼거리며 천강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자기의 영혼에 향기가 있다면 바로 이 냄새일 거야.'
월인은 천강의 입술을 깨물며 취한 듯 중얼거렸다.
그 이후 천강은 생리 중이거나 섹스를 하고 싶을 때 롤리타렘피카를 뿌리곤 했다. 그것도 외출할 때가 아니라 잠자리에 들기 전에만 롤리타렘피카를 뿌렸다.
'외출할 땐 왜 롤리타렘피카를 뿌리지 않는 거지!'
월인이 물었다.
'롤리타렘피카를 좋아하는 남자를 둘씩이나 만나고 싶진 않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그 향기를 뿌리고 나면 자기가 그리워져. 자기의 키스와 섹스가. 자기가 없는데 자기가 그리워지면 곤란하잖아.'
천강은 농담처럼 말하고 소녀처럼 웃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천강은 지금 생리 중일까 아니면 원하는 걸까, 때로 그녀는 생리 중이면서도 원했었지, 내가 천강을 안아야 할 때일까.'
월인은 마음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정중한 태도로 천강이 앉기를 기다린다.
- 저, 이젠 가야겠어요.
눈치를 살피 듯 주저하면서 의자에 앉은 천강이 눈을 아래로 내리깐 채 말한다.
- 먼 길 가셔야 할 텐데, 식사는 하셔야지요.
월인은 공손한 눈길로 천강을 내려다본다. 윤기가 도는 풍성한 머릿결이다.
- 왜요? 밥, 밥을 먹어야 하나요?
천강은 생각의 방향을 잃어버린 듯 말을 더듬는다.
- 그럼요. 식사는 해야죠.
월인은 미리 준비해둔 파스타를 접시에 담아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야채 접시 위에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을 끼얹는다.
- 저한데 이렇게 잘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은 죄송해요. 폐만 끼쳐서.......
천강은 메마르게 웃는다. 그리고 소스를 조금씩 비벼 천천히 입에 넣는다. 정말 신세를 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겸손한 태도다.
- 맛있어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인 거 같아요.
예의를 갖추어 감사 인사를 건네는 것도 영락없는 손님이다.
- 네, 감사합니다. 내 집처럼 생각하고 천천히 맛있게 드세요.
- 오늘은 아저씨가 저를 상실당한 여자로 보지 않아서 아주 조금 맘이 놓여요.
천강은 포크를 내려놓고 일어서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시선은 거실을 지나 커튼이 드리워 창으로 향한 채.
기억상실당한 것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천강이 그저 예의 바르고 품위 있는 여인이라 여길 것이다.
오늘만큼은 천강이 완벽한 여인이다.
그런 천강이 월인을 누구로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밥해 주는 아저씨인지, 장작 패는 아저씨인지 아니면 서재에 사는 아저씨인지.
그러나 월인은 캐묻지 않는다. 수줍음 많은 숙녀가 월인은 싫지 않다.
- 아저씨, 커튼 열어도 돼요?
천강은 거실 소파로 다가가면서 조심스럽게 묻는다.
뭐든 물어보는 것도 새로 생긴 버릇이다.
- 그럼요.
월인은 활짝 웃어 보인다. 하지만 천강은 무표정하게 돌아선다.
천강은 창으로 다가가 커튼을 한쪽으로 열어젖힌다. 월인은 주방에 선 채로 천강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 어머, 밤새 또 눈이 왔나 봐요.
천강은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 누가 길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어요, 아저씨.
사뭇 설레는 목소리다.
- 그래요!
월인은 상을 치우다 말고 거실로 나온다.
천강 가까이 다가가자 롤리타렘피카향이 어지럽게 달려든다. 월인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뜬다.
제설용 삽을 장착한 낡은 트랙터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길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두터운 은회색 패딩점퍼를 입고 털모자를 뒤집어쓴 채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마을 이장 전광석이다.
제법 먼 거리지만 월인은 그를 한눈에 알아본다.
60대의 나이에도 그는 아직 건장해 보인다. 해병대 출신이어서 만은 아니다. 평생 농사일로 살아와서 얼굴은 까무잡잡하지만 아직도 어깨가 넓고 살집이 단단하다.
그는 농사를 지으며 쌓은 트랙터 운전 실력으로 눈을 거침없이 길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길을 낸다. 그렇게 트랙터가 지나간 곳마다 길 위에 길이 새롭게 생겨난다.
- 집에 가고 싶어요.
트랙터가 돌아다니며 눈을 치우고 길을 내는 것을 보고 있던 천강이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트랙터가 어느 집 대문 앞을 지나가고 나면 누군가 집안에서 비를 들고 나온다. 그리고 트랙터가 미처 치우지 못하거나 흘린 눈을 마저 가장자리로 쓸어낸다.
트랙터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비를 들고 집안에서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노인이고 여자다.
칙칙하고 모양도 나지 않는 겉옷을 겹겹이 껴입어서 그렇겠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둔하고 넘어질 듯 위태롭다.
하지만 비질을 한 뒤에 빗자루에 묻은 눈을 담벼락에 탁탁 두들겨 터는 모습은 그런대로 상쾌하다.
- 길도 뚫렸으니까 나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면 어때요! 집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집이 생각나면, 집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나면 그곳으로 돌아가야 하잖아요.
-.......
- 오늘은 멀리 떠날 생각은 말고 조금만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거예요. 집을 찾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나는 연습을 하는 거죠. 천강 씨에게 가고 싶은 곳이 생각나고, 용기가 생길 때까지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일종의 집으로 돌아가는 연습 같은 겁니다.
- 연습....... 집으로 돌아가는 연습.......
천강은 담배집 앞으로 쏟아지고 있는 햇볕을 바라보고 있다.
담배집 앞에는 자기 집 앞을 치운 몇몇 노인들이 팔짱을 끼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해바라기를 하며 이장이 트랙터로 길 내는 걸 하릴없이 지켜보고 있다.
- 집에 가려고 그렇게 차려입고 나왔잖아요. 향수도 뿌리고.
월인의 시선은 마을을 벗어나 멀리 국도로 향한다.
아스팔트 도로는 보이지 않고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옆모습만 간신히 보인다. 그것도 시멘트로 만든 가드펜스에 아랫부분이 가려지고 윗부분만.
차가 제법 속도를 내어 달리는 걸 보면 국도에는 제설이 된 모양이라고 월인은 생각한다.
천강은 무심히 월인을 일별하고 나서 자기 옷매무새를 살핀다.
- 다 남의 옷 같아요. 이 옷만 겨우........ 이 가방 하고........ 그리고 향수도 하나 넣었어요.
월인은 천강이 롤리타렘피카를 가방에 넣은 것이 어쩐지 마음 놓인다. 마치 천강의 무의식 저편 어딘가에서 찾고 있는 집이 자신이라는 확신이 든다.
- 집을 찾으면 배로 갚을 게요.
천강은 웃는다. 폐허 위에 핀 꽃 같다.
- 그러면 나가서 코트를 하나 살까요? 따뜻한 코트 하나 사면 어때요?
월인은 담배집 앞을 바라보며 가볍게 내뱉는다. 무겁게 말하면 천강이 부담스러워할까 조심스러워서.
- 따뜻한 코트를 사요!
천강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멀리 시선을 던진다. 하지만 이내 다시 담배집 앞 양지로 시선을 가져온다.
그리고는 생각난 듯 트랙터를 찾느라 두리번거린다.
사라지고 보이지 않던 트랙터가 집 뒷길에서 불쑥 나타나서 거침없이 집 앞의 눈을 치운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금방 길이 드러난다.
- 나갔다 올 테니까 잠깐 기다리고 있어요.
월인이 서둘러 밖으로 나간다.
트랙터는 벌써 정원 석축 끄트머리를 지나 화목으로 쓸 참나무가 쌓여 있는 창고 앞마당의 눈을 치우고 있다.
자연석으로 쌓은 석축과 돌과 돌 사이에 심은 회양목들도 눈이 덮여 있었는데 이장이 지나가면서 털어냈는지 군데군데 회양목이며 자연석이 추운 얼굴을 내밀고 있다.
- 뭐, 불편한 건 없어유?
창고 마당에 있는 눈을 밀어치운 이장이 트랙터에서 내려 월인에게 악수를 청한다.
땅에 내려선 이장은 키가 크다. 그가 내민 손은 거칠고 뼈마디가 굵다. 하지만 악수하는 손아귀는 부드럽고 얼굴 표정은 온화하다.
- 예, 이장님께서 신경 써주시는 덕분입니다.
월인이 공손하게 허리 숙인다.
- 제가 뭐 하는 게 있나유.
- 바쁘실 텐데 저희 집 마당까지 치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까짓 거 가지고 뭐. 주민들께서 간절히 원하고 뽑아주셨으니께 한다고 하긴 하는데 부족한 지가 이장한답시고 소중한 국민의 세금이나 축내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쥬.
이장은 환한 웃음을 짓는다. 자부심 넘치는 얼굴이다.
- 제설용 삽 하나 얻어내기도 쉽지는 않았구먼유. 시멘트 공장 공장장한테 며칠을 쫓아다니며 뺏다시피 했다니께유.
- 아, 예........
월인은 저 멀리 산속에 있는 시멘트 공장을 바라본다.
시멘트 공장은 눈 덮인 하얀 숲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고 높이 솟은 굴뚝만 보인다. 굴뚝 위로 뭉게구름 같은 하얀 연기가 수직으로 치솟고 있다.
월인은 저 시멘트 공장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하는 것을 꺼렸다. 하지만 천강은 마을이 굽어보일 정도로 대지가 높고 멀리 호수까지 내려다보이는 전경을 유독 마음에 들어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실이 넓어서 좋다고. 그래서 며칠 다니며 창틀 먼지며 문턱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보고 소음에도 귀를 기울여 봤다. 분진은 거의 없었고 공장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집을 지어놓고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아 새집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보니 달리 수리할 데도 없었다. 덕택에 이사를 하고서 창고를 새로 지은 게 전부다.
아무튼 시멘트 공장은 인접해 있는 이 마을 주민들에게 이런저런 지원을 해주기도 하고 주민들에게만큼은 취업에도 우선권을 주었다.
- 제가 공장장 밑에서 일하긴 했지만 인자는 저도 이장이잖어유. 마을 이장이 높아유, 시멘트 회사 공장장이 높아유. 월급이야 공장장이 훨낀 많이 받기는 허것지유. 그래 봐야 사사로운 공장장이잖어유. 하지만 저는 국가에서 녹을 받는 몸이어유.
이장은 만족스러운 듯 제설용 삽을 발로 툭툭 차 본다.
- 아, 그야 그렇지요. 마을을 위해서 정말 애 쓰십니다.
월인은 크게 수긍하는 척해준다. 이장이 말하는 녹이란 매달 정부에서 나오는 몇 십만 원의 수당을 말하는 것이다.
- 눈이 많이 와서 읍내도 한가할 거유.
이장은 월인이 경영하는 식당 소풍 이야길 꺼낸다.
- 예, 그러네요. 추운데 들어가서 커피라도 한 잔 드시면서 몸 좀 녹이시죠.
- 괜찮아유. 저쪽만 얼른 해치우고 읍내 나가봐야 혀유. 봄에 비료 한 포대라도 더 받아내려면 자꾸 드나들면서 눈도장을 찍어놔야 혀유. 그게 다 그냥 저절로 나오는 게 아니거든유. 귀찮게 헌다고 되는 것만도 아니잖아유. 관계자들이 납득할 때까지 설득해야 하는 구먼유.
주는 대로 받아가지고 오면 지야 쉽지만 지는 그렇게는 안 하는 스타일이구먼유. 지가 인자는 마을을 위해서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렸시유. 주민들을 위해서 이 모가지 허구 허리잔댕이를 확 꺾었다니께유.
지 이런 성질머리를 아니께 지가 퇴직하자마자 주민 여러분께서 이장 허라고 난리들이었지만 전 이장님이 이장 수당으로 생계를 어렵게 이어가는 게 맘에 걸려서 사양했었구먼유.
지금도 사실 그게 맘이 쓰이네유. 아시다시피 저야 이장 수당 안 받아도 먹고 사니께유.
- 아, 네.
월인도 대략은 아는 내용이다.
그는 재작년 가을 마을회관에서 열린 주민투표에서 70대 전 이장을 물리치고 새로운 이장으로 선출되었다.
10년 이상 이장을 맡아온 전 이장을 바꾸기로 마을 주민들은 별러왔지만 팔순에 가까운 이장이 이장 안 시켜주면 자살할 거라고 공공연하게 마을 사람들을 협박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두 해 정도 더 봐주다 결국은 바꿔버렸다.
전 이장은 정부로부터 받는 수당이 끊어지면 죽을 것처럼 엄살을 떨었지만 그때 일을 다 내려놓은 듯 두문불출 마을 일에는 무심하다.
이 마을 남자들이 대부분 그래 왔듯이 지금 이장도 마을 근처 시멘트 공장에 다니면서 농사일을 해왔다. 그런 그가 정년퇴직하고부터 이장 자리를 탐내 왔고 급기야는 작심하고 전 이장을 밀어냈다는 소문도 있지만 월인으로서는 진위를 알 바가 없다.
- 그런디유. 선생님은 좀 괜찮으신가유. 기억이 안 좋으시다고 듣기는 했는디유. 애 낳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녀자가 아픈데 남자인 제가 불쑥 찾아뵙기도 뭐혀서 벼르고만 있었구먼유. 뭐 도울 일이라도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유. 인자는 사장님도 우리 마을 사람이잖어유.
-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 말씀만이라뉴. 그렇게 받아들이시면 섭하구먼유. 지가 누굽니까 한번 한다면 하고 마는 상장리 이장 전광석아녀유. 이제는 사장님도 우리 마을 사람이니께 저한테도 책임이 있구 먼유.
- 정말 고맙습니다.
- 고맙긴유. 당연히 그려야쥬. 우리 마을 사람들은 상부상조잖어유. 제가 부탁하면 사장님도 모른 척할 건 아니잖어유 허허허.......
이장은 뭐가 그리 좋은지 한바탕 웃어젖힌다.
- 아, 예.
- 거시기 돈 있다고 땅 사서 집만 지어놓고 살지도 않는 사람은 아무리 오래됐어도 우리 마을 사람은 아니구먼유.
이장은 오래도록 집을 비워둔 채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황토 기와집을 쳐다보면서 다시 트랙터에 올라앉는다.
- 아, 참. 꼭대기집 재욱이가 또 음주운전으로 구속되었다가 갠신히 풀려났시유. 이장인 나로서는 창피한 일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네유. 혹시라도 거기 소풍에 와서 술 달라고 난동 부리고 그런 일은 아직 없지유?
- 제가 통 식당엘 못 나가봐서.......
- 우리 마을에서는 그 사람이 문제유. 요즘 말로 주폭이 우리 마을에 살고 있으니 망신이지 뭐유. 아주머니도 집 나간 지 제법 되었는데, 이번엔 쉽게 돌아올 것 같지 않어유. 그렇게 욕하고 때리니 요즘 여자가 살려고 하겠어유, 내참.
혹시라도 소풍에 오거들랑 절대로 술은 주지 말고 밥이나 먹고 가라고 달래서 보내야 것시유. 마을 창피잖어유.
이장은 트랙터에 올라앉아 출발한다.
천강은 옷을 입은 채 소파에 비스듬히 엎드려 잠들어 있다. 월인은 소파 팔걸이에 놓여 있던 무릎담요를 펼쳐 천강을 덮어준다. 하지만 그 바람에 천강이 깨어난다.
- 저, 방에 들어가 잘게요.
천강은 담요가 떨어져 내리는 것도 모르고 일어난다. 또다시 롤리타렘피카 향이 피어나서 월인을 덮친다. 겹겹이 에워싸고 도는 그리움이다.
천강의 무의식 속에 되살아난 롤리카렘피카 향은 내가 분명하다.
`천강은 나를 원하는 걸까! 원하고 있으면서도 그게 나라는 걸 모르는 걸까? 천강을 따라 들어가서 강간이라도 하고 싶을 만큼, 욕망이 솟구치는 건 단지 롤리타렘피카 탓일까!`
방문을 닫고 사라지는 천강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월인의 마음이 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