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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0. 2023
아내에게서 온 전화
가짜와 진짜
새벽 두 시 경 전화벨이 울립니다.
사랑하는 제 아내에게 온 전화입니다.
저는 이동민 교수님이 지은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를
읽다가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습니다.
- 안자. 새벽 두 시가 넘었어.....
아내는 가끔 새벽에 깨어 안 자고 있는 저를 걱정해 줍니다.
-자야지. 고마워, I love you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어집니다.
사실 저도 몇십 년 만에 해보는 말입니다. 사랑이라는 그 말...... 때로는 아무나 붙잡고 해보고 싶습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 그렇게 쉽게 함부로 내뱉지 마.
아주 오래전 아내의 말에 사랑이라는 말은 오래도록 제 마음의 금기어였거든요.
그리고 오늘 정말 용기 내어 사랑, 그것도 영어로 아이 러브 유 였는데......
집안 가득 흐르는 이 향기로움,
가슴 미어지는 선율
낭만적이기까지 한 조명
화병의 진짜 꽃
이 모든 것이 진짜일까!
의문이 들곤합니다.
너무도 인위적인..... 이것들 가짜입니다.
저는 매일 샤워를 해대고,...
향기로운 것들을 처바릅니다.
안그러면 악취가 날테니까요.
집안엔 언제나 인공의 향기가 퍼져나가도록
신경을 씁니다.
혹시 저를 만나 향기롭다 여겨진다면 그것은 제가 아닌 가짜입니다.
저는 사흘만 안 씻으면 더러운 냄새가 납니다. 그게 진짜 저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너무 슬퍼 펑펑 울기도 합니다.
제 향기에 속지 마시길....
저는 가짜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웁니다.
지난 주에 도착한 책을 소개합니다.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오늘(지난 목욕일이었네요.) 화실에 다녀왔는데 이 책이 제 책상 위에 놓여 있습니다.
책은 언제나 저를 설레게 합니다.
디지인과 편집에서는 확실히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고품격 책입니다.
식탁에 앉아 와인을 홀짝이며 단숨에 이 책을 읽어 내려갑니다.(어렵지 않다는 말씀)
ㅎ
내용은 이동민 교수님이 쓰신 거니까 더 말해 뮈하겠습니까!
진짜는 여기에 있습니다.
진짜 세계........
진짜를 원하시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