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학준 나 하나 꽃 피어
혼자 하기엔 의지가 약해질 것 같아서 시작한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글쓰기 습관 만들며 뭐 하나 배우는 거 있을 테니 좋겠지 뭐’라는 살짝은 가벼운 마음으로 수강 신청을 했다. 그렇게 나와 비슷한, 또 나보다 더 진지한 자세로 임하시는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글을 쓰기 시작한 지 25일이 지났다. 목표일인 100일의 4분의 1이 지난 지금, 수강 신청할 때 가졌던 기대보다 몇 배나 큰 선물을 받고 있다.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 주변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 내가 바라는, 꿈꾸는 모습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말을, 함께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선생님께 들었다. 쑥스러움이 많아 평소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고 마음을 전하는 데 낯간지러워하는 나이기에 ‘어떤 점에서 저렇게 느끼신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참 감격스러웠다. 심지어 나의 글만 보고 저리 느껴주시다니. 표현에 서툴러서 내 마음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 거라는 걱정을 하지 말아야겠다.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꿈꾸는 삶의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누군가 느낄 수 있을 테니. 나름 비장한 다짐을 하며 이 다짐을 더 견고히 해줄 음악을 하나 듣는다.
작곡가 윤학준의 가곡 <나 하나 꽃 피어>. 이 곡은 조동화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인데 지금 내 마음과 딱 맞는 곡이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거대한 우주 속 아주 작은 존재이지만 일단 나라도 꽃피면 누군가 같이 꽃 피워 이 세상에 희미하게나마 꽃내음 날 것이다. 주변에서 자기 잇속은 챙기며 살라 말해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다 보면 나와 비슷한 누군가 자신의 따뜻함을 더해주어 춥고 황량한 세상을 미적지근하게나마 만들 수 있겠지. 아, 어제부터 <나 하나 꽃 피어>를 들어서 그런지 오늘 입은 옷에 꽃 몇 송이가 그려져 있네. 이렇게 꽃을 하나하나 피워가게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