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젊은이들아
봄마다 이른 봄마다
터지도록 넘치게 피는 붉은 꽃을 보았는가.
우리의 마음이면 좋겠다.
우리 모두 열정의 꽃을 품으면 좋겠다.
까망머리, 노랑머리, 흰머리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터지는 정열로 살면 좋겠다.
어깨동무하고 열정의 춤을 추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우리를
둘러 둘러 흐르고 넘친다면,
나이가 무엇인가.
이왕에 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끓어오르는 쇳물처럼
불타는 열정으로 하면 좋겠다.
나의 젊은이들아,
우리가 배를 모두 함께 저었으면 좋겠다.
비록 적을지언정 누구라
우리를 작다고 하겠는가.
우리가 큰 배를 젓자, 매우 큰 배를.
자네들 앞에서 젓게, 내가 북을 치겠네.
이 배가 참 잘 갔으면 좋겠다.
쏜살같이 갔으면 좋겠다.
물살을 그리면서 가면 좋겠다.
물살이 참으로 굵고 튼실하면 좋겠다.
앞에서 젓고
뒤에서 젓고
우리 모두 마음을 한데 맞추면 좋겠다.
밥 때가 되었는가.
주방의 친구들과 함께 웃으면 좋겠다.
역할이 계급이 아니면 좋겠다.
분야가 귀천이 아니면 좋겠다.
우리 하나 하나가,
선 자리에서 최선이면 좋겠다.
모두 합쳐 하나되고
그 하나도 최선이면 좋겠다.
나의 젊은이들아,
우리가 함께 초록이면 좋겠다.
봄으로, 여름으로,
초록으로 넘쳐 흐르는 둘레를 보라.
우리가 이 속으로 젖으면 좋겠다.
우리가 초록으로 동색이면 좋겠다.
눈 여겨 보면
서로 다른 초록이어야 더욱 좋겠다.
우리가 서로 같고,
우리가 서로 다르고,
우리가 분수에 맞게 서로 같고,
우리가 분수에 맞게 서로 다르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가 백이면 백의 색이 되고,
또 백이 모두 모여
동색이면 좋겠다.
까망머리, 노랑머리, 흰머리, 우리 모두
초록으로 살면 좋겠다.
나의 젊은이들아
우리가 둥근 지구를 향해 살면 좋겠다.
우리의 눈을 높게 높게 두어
지구가 둥글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둥근 세상을 빙빙
돌릴 수 있으면 좋겠다.
돌리면서 살면 좋겠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한계를
긋지 않으면 좋겠다.
지구 넘어 저쪽이 보이지 않으면,
빛을 굽히자.
지구를 돌리자.
손이 닿지 않으면 막대를 잡자.
나의 젊은이들아,
우리가 웃으면 좋겠다.
넓은 초록의 가슴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웃음이면 좋겠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물레를 잣고 있지 않은가.
날실이 지식인가
들실이 지혜인가
물레를 잣자
새로운
세계를 위하여.
나의 젊은이들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