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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같은 일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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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소방관
Jul 24. 2020
'좋은'아침입니다..
정말 좋은 아침입니다.
햇살이 이렇게 반가울 줄 몰랐습니다.
제가 있는 부산은 밤새 물과 전쟁을 치렀습니다.
시간당 100미리에 가까운 역대급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다른 일 하다가 비상이라 연락받고 뛰쳐나가 새벽 내내
뛰어다녔습니다.
저와 제 동료들 모두 밤새 사람을 찾고, 대피시키고, 물을
퍼내고 사투를 벌였습니다.
대비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자연은 위대함과 동시에 잔혹함도 가졌습니다.
신의 경고처럼 보였어요.
그 와중에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이 난리 통에 배달하시는 분을요.
와... 이건...
'고교 중퇴 배달부, 연봉 1억 메신저 되다' 박현근 작가님이
생각났습니다.
잠시 그 배달하는 분 심정이 어떨까 생각도...
박 작가님은 그맘 아시지 않을까요.
'살리려고' 나는 밤새 그 물 밭을 뛰었고요,
'살려고' 그 배달 라이더는 물길을 헤쳐갔어요.
자기의 일을 했던 거겠죠. 그분이나 저나.
지금 그분과 내가 느끼는 고단함이 같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밤새 각자의 일을 했던 절박함 같은 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 봅니다.
한 가족의 가장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빗속을 뛰어다니는
누군가의 남편, 아들, 형제를 걱정하는
가족들
의 마음도 같았을 거고요.
지금 그분 많이 고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도 모두 안전하십시오
아침부터 주저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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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묵골 구조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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