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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Jul 13. 2022

40대의 일탈

세상에 정답은 없다

최근 어느 카페 글을 보다 40대 중반 싱글 여성분이 해외에 나가서 사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을 했다. 해외에 살아보는 게 꽤나 로망이셨던 것 같은데,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여러모로 지금보다 낮은 급여에 좋지 않은 대우로 가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에 머물며 미국 지사의 더 좋은 회사로 일하고 주재원을 가는 것을 추천했고, 나 역시 그러했다. 그러다 며칠이 지나자 이게 정말 그녀에게 최선의 답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이미 해보았기에 참고하라고 얘기는 했지만, 아직 겪어보지 않은 그녀에게는 평생 해보고 싶은 간절한 소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보다는 나은 조건이었지만, 이미 30대 초에 같은 일을 겪어본 나로선 현실적인 조언을 하게 되었다. 떠나기 전에는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닥치면 생각보다 현실은 많이 다를 때가 많고, 기대가 클수록 실망감이 클 수도 있다. 처음은 아니었지만, 두 번째 갔을 때 나 역시 일하려 뉴욕에 갔는데, 너무나 낯선 환경에 일주일 동안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여행으로 혹은

유학생으로 그것도 아닌 밥벌이를 위한 삶은 정말 다르기에, 만약 그녀가 10년만 어렸다면, 실패해도 도전해 보라고 얘기하겠지만, 아직 해야 할 것이 많은 지금의 40대는 어떤 조언도 참 어렵게 느껴진다.


확실히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예전보다 무엇을 저지르는데 좀 더 소심해진다. 아마도 그동안 많은 경험치가 쌓이면서 생기는 현실적인 감각들이 나도 모르게 지레 겁부터 먹게 되는 건 아닌가 싶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젊을 때는 실패해도 회복력이 빠르지만,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해도 40대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고, 생각보다 시간은 빠르기에 2,30대와는 확연한 차이를 느낀다. 무조건 지르고 보는, 앞뒤 생각 안 하고 떠나기에는 가족과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 남은 미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금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예전처럼 잘 따라주지 않는 건강과 체력까지도.


뭐든 정답은 없지만,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거늘. 그래도 현실을 인지하고 도전하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기에 되도록이면 많은 정보를 얻되, 남이 하는 말에 너무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자의 인생이 있고, 각자의 시간이 있으니 자기만의 페이스대로 달리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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