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ice Jun 16. 2022

첫사랑, 뉴욕

My first love in New York

사람들은 왜 뉴욕을 좋아할까?

가끔 곰곰이 생각해본다. 나 역시 그냥 막연하게, 어렸을 때부터 버킷리스트에 담긴 도시가 뉴욕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떠한 이유로 마음에 닿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가보고 싶은, 가야 할 도시였음에는 분명했다.

지금까지 꽤나 여러 번의 여행을 했고, 살아도 봤지만 어릴 때의 강렬한 기억 때문일까? 그 어느 나라, 좋은 도시를 가도 뉴욕처럼 재밌고 편안한 곳이 없다.


누구나 강하게 끌리는 사람이 있듯이, 어쩌면 뉴욕이란 곳도 그랬는지 모르겠다. 남들이 좋아서 좋은 도시라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시. 그리고 그곳에서의 좋은 기억들이 항상 지금까지도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는 곳일지도.


뉴욕이란 곳은 여행지이기도 하지만, 삶의 터전이기도 하기에 참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마주하게 된다.

너무나 바쁜 직장인, 자유로운 영혼의 예술가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날씨도, 분위기도 서울과 참 비슷한 점이 많아서 어쩌면 좀 더 편안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가장 좋았던 것은 melting pot 답게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특유의 문화가 좋았다.

그 사람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나이는 어떤지, 성별이 어떤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도 아직도 존재하고 있고, 계급 아닌 계급도 슬며시 보이긴 하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그래도 무덤덤한 편이라는 생각은 든다.

 

뉴욕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면서 세상에는 상상도 못 할 참으로 다양한 삶의 방식과 생각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며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것들이 별것 아닌 오만이고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뉴욕 여행 이후로 나 역시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생각과 마음이 꽤나 유연해지고 여유로워졌다.


스물아홉과 서른 사이, 가장 나답게 마음껏 누렸던 시절. 때로는 사랑에 울고 웃기도 하고, 따뜻한 마음과 냉정한 현실을 동시에 맞이하기도 했던 애증의 도시. 그래서 미워할 수 없는 도시. 마치 첫사랑처럼 평생 마음 한구석을 자리 잡은 도시.


조만간 다시 한번 찾을 그날을 기대하며.


작가의 이전글 나를 알아간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