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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수 Feb 12. 2018

기꺼이 나누는 자의 저력

조직 내 Giver와 Taker 이야기

  2008년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 경제 포럼, 빌 게이츠는 "인간의 본성에는 이기심과 다른 사람들을 염려하는 마음, 2개의 위대한 힘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한 사람이 두 가지 모습을 정확히 반반씩 보여준다기 보단, 어느 한쪽이 두드러져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항상 무언가를 요구하고,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상대방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사람들(Taker). 반대로 그런 요청에 언제나 친절하게 도움을 주며 묵묵히 디딤돌 역할을 하는 사람들(Giver)이 존재한다. 오늘의 첫 번째 질문은 여기서 시작한다. 과연 이 둘 중 누가 더 생산적일까요? 


  항상 동료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거나 지식을 공유하고 가치 있는 무언가를 소개하는 기버(Giver)들은 대게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도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반면, 테이커(Taker)들은 자신의 전문지식과 시간을 철저하게 보호하되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상대의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코넬대 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프랭크는 일반적으로 수많은 직원들은 제로섬처럼 느껴지는 조직의 보상체계, 즉 상대평가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Taker들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 성과의 열매를 따 먹는다고 이야기했다.  

 

  자! 여기서 스탠퍼드大 프랭크 플린의 재미있는 실험을 소개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한 회사의 엔지니어들 중 가장 생산성이 낮은 직원들은 주로 Giver들이 많았다고 한다. 또 다른 회사의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발견했다. 그런데 유쾌한 반전이 생겼다. 같은 회사에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는 엔지니어들이 모두 동료로부터 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함께 발견한 것이다. 영업사원의 실험에서도 최고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영업사원은 유독 다른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욕구가 남달리 높았고, 이들은 높은 실적을 보이는 테이커 보다 평균 50% 이상 높은 연매출을 올렸다. 


  두 번째 질문은 이 두 부류 중 누가 더 조직에 이로운 사람이며,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되는지 이다. 애리조나대의 네이든 팟사코프 교수는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동료들을 돕고자 하는 행동'과 '사업 성과' 사이의 놀라울 정도로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 냈다. 비단 매출뿐만이 아니라, 수익성, 생산성, 효율성을 비롯한 고객만족도가 향상되었고, 반대로 이직률과 비용은 감소했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주목해 볼 만한 것은 기꺼이 나누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문제 해결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조직 내 협력적 문화가 구축되어 우수 인재 유치에도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적 개선은 고객과 거래선에게 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하니, 이는 경영자 입장에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포인트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키워내고, 조직에서 성공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자기 이익을 주장하고 목소리를 높여 성과를 홍보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습성 때문에 기버(Giver)들은 경영자의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의 동료 인정제도(Peer Recognition)와 동료평가제(Peer Review)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제한된 소스로 사람을 평가해 오던 기존 방식에서 그 정보의 원천을 대폭 늘리고자 함이 첫 번째 이유다. 조직 전반적으로 기버(Giver)들에게 우호적인 문화가 조성되기 위해 다양하게 듣고, 이를 격려/장려하는 리더 행동(leadership behavior)과 제도 수립에 고민을 해 볼 시기이다. 


  여러분들의 조직에는 기버(Giver)가 더 많은가? 아니면 테이커(Taker)가 더 많은가? 


*참고: 'In the Company of Giver and Taker', Adam Grant, H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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