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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수 Aug 10. 2018

고용브랜드, 꼭 지켜야 할 4가지  

공든 탑은 순식간에 무너지기도 한다.

  매년 9월, 가을의 시작과 더불어 캠퍼스가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다시 북적이기 시작한다. 활기가 넘치는 대학가 풍경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러 기업의 채용 설명회 또한 9월을 맞이하는 대학생들에게 큰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기반으로 인력 충원의 상당 부분을 소화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한 번에 수백, 수천 명을 만나야 하기에 이런 공채 기간에는 대부분 인사부서뿐 아니라 많은 현업의 매니저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좋은 인재를 골라내기 위해 막대한 시간을 쏟아붓는다. 


  이런 대규모 채용은 단기간에 절대다수의 사람들과 만나 효과적으로 회사를 알리고, 또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정해진 시간 내에 뽑아야 하는 작업이다. 이 때문에 시작 전부터 많은 준비와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2~3달이 걸리는 신입 공채, 엄청난 업무와 시간 압박 속에서 인사/채용담당자들이 겪게 되는 또 하나의 큰 고충은 고객(?) 응대다.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질문들과 궁금증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채용 담당자의 태도나 말실수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소셜에 생중계되는 세상 아닌가? 


  이 과정에서 수년간 열과 성을 들여 쌓아 놓은 '브랜드', 그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지기도 한다. 

  고용브랜드는 비단 인사 부서에서만 노력을 한다고 쉽게 강화되는 것이 아니나, 이를 고용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소비자(지원자)가 처음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얻는 곳이 인사/채용 부서이기 때문에 특히 채용담당자들은 고용브랜드를 만들고, 지키며, 발전시키는 첨병이다. 아래 사항들은 필자가 수년간 대학 강연 및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선발하며 그 과정에서 듣게 된 내용들을 선정한 사안이다. 적어도 이 것 하나는 지켜야 할 항목이라 생각하는 부분인 만큼 지금 현 상황에 대한 확인과 개선사항을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1. 고객이 가장 원하는 토픽에 집중하여 솔직하게 소통 

  세상이 바뀌고, 고객이 달라졌다. 지금까지 얘기하던 전통적인 메시지 방식으로는 우리 브랜드를 띄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야말로 마케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우리 고객들이 열광할 것인가? 1~20년 전 안정적인 고용과 높은 연봉으로 소구 하던 시대를 지나, 사무환경과 훌륭한 복리후생을 강조하는 시기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나아가 몇몇 회사는 100% 재량근로와 근무시간에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로 지원자들을 뒤 흔든다.  

  본질에 집중하자. 훌륭한 휴게실과 복리후생 제도를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대신 그런 환경 속에서 보다 자유롭게 보다 자기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일하는 문화적인 부분은 준비가 안된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간극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는 수평적이며, 근무시간에 언제라도 내려가 편하게 쉴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나가는 것이 위험하다. 그 직장 속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고 SNS를 통해 그의 하루를 외부에 알릴 수 있다. 또, 외부의 고객들도 바보가 아니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갖추고 속내는 완전 다른 환경에서 공허한 브랜딩 메시지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이야기다.  

  후보자 입장에서 우리 회사에 왜 들어오는지를 곰곰이 생각하여 최우선 사항 3가지 정도를 집중적으로 알리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에는 일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증폭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국내 대기업이 가진 강도 높은 근무 관행, 수직적 문화에 의한 위계 등은 심도 깊은 고민과 대안이 절실하다.  


2. 신속하고 진솔한 답변 

  채용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지원자뿐 아니라,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잠재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바로 스피드와 태도이다. 그 어떤 질문이나 요청사항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는지, 얼마나 친근한 분위기로 소통하는지가 점점 더 중요한 시기가 되고 있다. 300명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채용 경험(Hiring Experience)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95% 이상이 즉각적인 응답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 제공을 수위로 꼽았다.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지원자들의 경우 상당 부분이 지원 후 응답이 없는 회사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원서 접수 직후 날아오는 자동응답 메일을 제외하고는 불합격 결과에 대한 대답도 없이 몇 달을 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뿐만 아니라 단계별로 즉각적인 결과 안내가 안 나와 몇 번이고 전화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악플보다 무플이 더 나쁘다’고 하지 않던가.   

  더구나, 기업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고객들은 소통할 창구가 더욱 많아졌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서 궁금점을 묻기도 하고, 트위터를 통해 한밤중에 질문을 날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 이런 사항들은 기본 중에 기본인 것 같지만 수년 째 그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고 있지 않는 것은 큰 문제이다.  


3. 신규 입사자, 그 자체가 고용브랜드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부분 중 하나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일 것이다. 매일같이 삶과 생각을 나누고, 서로 배우고, 때로는 논쟁하는 동료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그 기업이 선발하는 사람들, 신규 입사자 그 자체가 브랜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켓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어느 회사로 옮기면 그 회사가 주목받고, 그 회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례는 이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한 회사로 이동하고 유입되면서 만들어내는 파급효과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특히 링크드인 같은 사이트를 통해 인재 이동을 그 어느 때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커뮤니티 활동 등을 통해 탤런트 마켓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쉽사리 공유되는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사람을 선발하는 일은 더욱더 중요해진다. 반대로 마켓에서 좋지 않은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한 조직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중용되는 인사 역시 시장에 쉽게 공유될 것이다. 채용팀이 레퍼런스를 강화하고, 좋은 인재로 조직을 채우려는 노력이 비단 회사의 성과와 내부 효율성을 넘어 고용브랜드, 회사 브랜드에 영향을 끼치는 도미노를 잊지 말아야 한다.  


4. 떠나는 직원도 우리의 고객 

  고용브랜드에 있어 내부 직원이 중요한 이유는 앞에서 충분히 다루었고, 지금은 퇴직인력에 대한 세심한 관리와 배려를 다루고자 한다. Outplacement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회사마다 효과적인 퇴직관리를 위한 커리어 개발 센터를 만드는 노력들이 시작된지도 벌써 수년째다. 

  고용 브랜드를 위해 제안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바로 아름다운 퇴직을 위한 회사의 배려다. 회사를 떠나는 이유야 천차만별이겠으나, 함께 일한 동료들과 헤어지는 순간을 아름다운 이별로 만들 수 있도록 보다 표준화되고 공식화된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겠다. 

  나아가, 퇴직한 인력들을 활용해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교육세션이나, 동창회 개념의 모임들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들이 주목받고 있다. 퇴직자들 입장에서는 후배 양성 및 정든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회사 입장에서는 이들이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로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도록 함에 있다. ‘동창 관리(Alumni management)’라는 이름으로 금융사들이 집중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퇴직한 선배들이 회사 비즈니스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물론 금융 산업 특성상 한 직원이 장기근속하며 관계를 맺은 고객들을 한 번에 잃지 않기 위해 보다 원만한 퇴직 관리 프로그램이 필수적이었겠지만, 이런 부분들을 적용하여 퇴직자들에게도 회사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겠다. 

  최근에는 신입사원의 90%가 2년 내 이직을 고민하고 조기 퇴사가 증가한다는 설문 결과를 종종 접한다. 언제 어느 때 우리의 외부 고객이 될지 모르는 내부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좋은 인상과 훌륭한 마무리를 선사해야만, 그들을 우호적인 고객으로 남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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