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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수 Aug 24. 2018

당신 팀의 기술/역량 재고는?

급변하는 시대, 기술이 돈(Skill as a Currency)이다.

  2015년 미국계 IT회사에 입사하며 생소한 문구를 보았다. '기술이 돈(Skill as a Currency)'이라는 짧은 문장은 당당히 그 해 인사부문 중점 추진과제(HR Initiative)에 올라 있었다. 그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거대 기업이 또 한 번의 변신(Transformation)을 차근히 실행해 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직원 - 팀 - 사업부 가 가진 기술 수준을 끊임없이 진단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에 핫(Hot)한 기술, 기업 생존에 필요한 기술, 변신에 핵심인 기술들을 보유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 자체가 안 되는 경쟁환경에서 시장이 원하는 수준의 기술은 어떤 것이고, 경쟁사와의 차이는 얼마나 되는지를 매달 추적관찰(Tracking)하는 중이었다. 


  당시 채용을 총괄하며 많은 매니저(Hiring Manager)들과 함께 면접에 참여했다. 한국지사에서도 미국식 직무 중심 인사를 가장 진보적(Progressive)으로 정착시킨 회사답게 매니저들 역시 직무기술서나 직급, 업무 범위에 대해 비교적 우수한 이해와 준비가 되어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현재 본인이 보유한 팀원들의 기술/역량 현황에 대한 이해는 한계가 있었다. 


  매니저들에게 팀 성과 창출을 위해 팀원 개개인의 세부적인 역량 및 장/단점을 정리하라고 주문하면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매년 말 실시되는 개인별 평가 면담만 하더라도, 1년 내내 지내온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 두리뭉실하게 풀어내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불만들을 들어보면 현실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더욱이 팀 내에 어떤 사람을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새로운 사람을 들이기 전 지금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 지도(map), 다양한 역학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량 지도라는 것은 무엇일까. 팀의 목표나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성과 지표들을 추구하기 위해 나의 팀, 그리고 팀 멤버들은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가? 아니 적어도 부족하거나 빠져 있는 부분은 없는가? 부서원 상호 간의 협업 스타일은 잘 맞는가? 그래서 단순 총합보다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인가? 등에 대한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해 나가다 보면, 지금 필요한 기술과 역량에 대한 우선순위가 잡힐 것이다. 


  특히 지난 반백년 간 사람중심 인사를 추구해 온 국내 인사관리 환경에서 역량과 기술을 중심으로 팀원들의 수준을 파악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 국내 기업의 승진 체계가 상당 부분 체류 연한을 기반에 두고 운영되기 때문에 단순히 직급이 높아진다고 해서 특정분야 역량이 높아진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필요 역량은 시장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기존의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장기 근무자/고직급자가 새로운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케팅 영역을 예로 들자면, 한 기업에서 10년째 마케팅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사원-대리-과장으로 승진을 할 것이지만, 그가 요즘 시장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영역인 디지털 마케팅이나 소셜 마케팅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작성된 팀의 기술 수준 현황표는 팀 단위로, 개인단위로 활용이 가능한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람을 뽑을 때에는 팀이 어떤 기술과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 손쉽게 알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경력개발이나 교육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현 직원들의 기술 수준과 강점 분야를 확인하고, 향후 필요한 기술이나 새로 등장하는 역량들에 대한 개인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이 변화를 꿈꾸거나 비즈니스의 성격을 일부 조정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변화관리를 이끄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이 기술현황 분석이다. 나아가 이를 활용한 승계 관리(Succession Planning)도 가능하다. 우선 리더 포지션별로 요구되는 역량들을 정의하고 이 방향에 맞는 인재를 장기적으로 양성하는 접근 방식이다. 조직 내에서 좋은 태도와 훌륭한 성과를 보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가진 약점, 리더가 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을 지속적으로 코칭하는 것이다. 이런 기술/역량 현황 분석을 주기적으로 진행한다면, 조직의 변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으므로 리더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시도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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