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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수 Jul 27. 2018

'존중'의 효과성

존중만 잘 해도 비즈니스가 성장한다고?

  조직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2000년대 중반, 대대적인 조직문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필자가 경험한 기성세대의 선입견은 가혹했다. '문화가 밥을 먹여주냐?'는 냉소는 이렇다 할 대응도 하지 못한 채 가슴 깊이 박혔다. 심지어 유명 논문과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조차도 조직문화를 이야기할 때면 그저 인사의 'Softer Area'라고 지칭하며, 정작 조직을 바꾸는 것은 조직 전략(Organizational restructuring), 수평적 직급체계(Broad Banding)와 성과주의 보상제도(Incentive and Bonus system) 같은 'Harder Area'라고 말했다.

 

  반면, 지금은 문화, 존중, 인정, 격려, 목표, 성장, 협업, 시너지가 예전보다 100배는 많이 논의된다. 인간을 온전한(Whole) 인간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 같다. 결국은 사람이 혁신을 만들어 내고, 세상을 바꾸는 사례를 실감하며 기업에서 인재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진에게 '존중'이란 어떤 의미일까? 오늘 소개하는 아티클을 읽으며 가장 가슴에 와 닿던 구절을 소개한다.

  존중받지 못하는 직원들은 '존중하는 기업문화의 부재(不在)'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반면,
  존중을 계속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들은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    


  존중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든 이유는 하나다. 직원들이 존중을 받기만 해도 비즈니스가 성장한다는 연구보고서가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7월호 보고서에서는 직원 존중의 문화와 기업성과에 대한 흥미로운 아티클이 실렸다. 이는 오늘날 모든 조직의 리더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들여다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이 존중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존중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결정적 순간의 대화>라는 베스트셀러에서는 '존중은 공기와 같다. 공기가 있을 때 사람들은 그 소중함을 모르지만, 공기가 없을 때 그 소중함을 다시 깨우치게 된다'라 말했다.


  본 보고서는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구성원의 80%는 잘못된 행동을 돌아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48%는 고의적으로 노력을 덜한다' 고 말한다.


  존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당위적 존중(Owed Respect)과 획득적 존중(Earned Respect)이 그것이다. 당위적 존중은 모든 구성원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조직 구성원의 기본 가정(Basic Assumption)을 말하며, 개개인이 소속감을 느끼는 원동력이 된다. 획득적 존중은 조직의 기대를 뛰어넘는 눈부신 성과를 낸 직원들을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당위적 존중은 모든 구성원에게 골고루 적용되는 부분이라면, 획득적 존중은 훌륭한 성취를 이룬 개인에게 포커스 된다. 그의 성과와 역량을 인정하고 격려한다는 뜻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 두 가지는 균형(Balance)이 핵심이다. 당위적 존중이 획득적 존중보다 높은 조직은 개인의 성과에 집중하지 않는다. 개인의 화력보다 집단의 운영 역량이 강조되는 조직에 적합하다. 그 반대는 우선 조직 내 개인 간 경쟁이 치열하다. 협업과 지식 공유는 제한적이며, 개인이 자신의 노하우를 활용해 최고의 성과를 내는데 집중한다. 균형을 이룬 조직이 성과를 잘 낸다는 이번 보고서는 마치 관리의 예술을 보여주라는 주장 같다.


  단, 필자가 주목한 포인트는 직장 내 존중은 생각보다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며 최소한의 수준을 설정하고 이를 지켜나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사실이다. 왜 그토록 여러 설문조사에서 직장에서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이야기가 10 수년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가 찰 정도의 행동을 하는 리더들은 그토록 뉴스에 자주 출현하는가?


  본 아티클에는 인상 깊은 사례가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핫한 CEO 중 한 명인 애플의 팀 쿡은 한 영업사원의 질문에 열과 성을 다해서 답했다. 질문을 한 영업사원은 '그에게 사소한 질문이란 없더라. 그는 내가 애플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처럼 나의 질문에 답해줬다. 마치 내가 스티브 잡스인 것처럼 말이다.'라는 인터뷰를 했다. 분명 팀 쿡의 1분은 그 영업사원의 1 분보다 훨씬 비쌌을 것이다. 대신, 팀 쿡의 톤&매너, 태도가 진심을 담고 그 영업사원을 한없이 존중했기에 팀 쿡은 자신의 1분보다 더 값비싼 직원의 마음을 얻었다.


  위에 인용한 그 문구를 다시 돌아보자. 리더는 정작 존중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 조직은 서로 다 잘 존중하고 있지 않나요?'라는 말이 어렵지 않게 나온다. 직원들은 '존중이 없는 문화'를 심각하게 여기나, 리더들은 항상 밑에 사람들로부터 존중을 받기에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보고서는 리더가 진심을 담아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은 온전히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조직의 성과/기업의 성과가 향상된다는 주장을 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존중은 전염되고 확산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무례함도 존중처럼 전염되고 확산된다. 당신은 어떤 확산을 주도하고 싶은가? 존중의 기업문화는 조직 내 여러 업무의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현격히 막는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조직 성과에 기여하는 것이다.


  글을 읽으며 콘티넨탈 인사총괄 부사장인 정태희 부사장의 한마디가 기억났다.
  '조직 내 인사는 이제 Human Resources를 넘어 Human Respect(인간존중) 팀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말이 지금도 필자의 머릿속에, 그리고 가슴속에 공명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의 직원들을 진심을 다해 존중하고 있는가?'


  본 포스팅은 'Do your employees feel respected?' 2018. Jul-Aug. Harvard Business Review 아티클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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