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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수 Dec 16. 2017

조직은 왜 사람을 뽑는가?

사업의 우선순위가 사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시대

 여러분의 조직에서 사람을 채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은 기업에서 매일 같이 일어나고 있는 인재 선발의 시작점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통상 '채용'을 한 사람이 떠난 자리에 새로운 사람을 채우는 일(Backfill hiring)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현업에서 채용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대부분이 이런 케이스인 것도 사실이다. 이런 채용은 비교적 그 시작이 쉬운 편이다.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Skill)과 전문성(Expertise), 업무의 범위 등이 정의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나 역할과 책임의 범위(Role & Responsibililty)가 상대적으로 명확한 경우다.

 단, 여기서 우리가 꼭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조직과 팀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전문성은 변한다. A라는 기술이 필요해 시장에서 A 기술인력을 선발한다고 가정해보자. 통상 채용에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이고, 입사 후에도 조직 정착과 실력 발휘에 또 다른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면 기업은 A 기술이 필요한 순간부터 6개월 뒤에 A라는 기술을 제대로 쓰는 사람이 '준비'된 것이다. 특히 사업환경 변화가 그 어느 산업보다 빠른 IT에서는 단 6개월 만에 필요한 기술이 A에서 B로, 또다시 C로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국과 같은 노동환경에서 이제 A가 필요 없어졌다고 기껏 뽑아놓은 A 전문가를 내 보낼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최근 글로벌 IT기업에서 신입 공채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는 이를 반영한 변화다. IBM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Dell EMC 등은 각자 나름의 마일스톤과 독특한 채용 방식을 가지고 공격적인 신입사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변화 속에서 외부에서 인재를 찾아 조직 적응에 걸리는 데 쏟아붓는 비용과 에너지를 소요하기보다, 잠재력(Potential)이 큰 젊은 인력들을 선발해 입맛에 맞게 가르쳐 쓰겠다는 심산이다.


 또 다른 채용의 시작점은 기업이 신규 사업이나 혁신을 하고자 할 때 시작된다. 사실 기업이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을 때 가장 쉽고 싸게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채용'이다.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지금의 삼성전자를 존재하게 한 반도체 사업의 시작 역시, 걸출한 반도체 전문가의 영입에서부터 시작됐다. 

 근래 채용을 Recruiting이라 하지 않고 Talent Acquisition이라 부르는 기업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 기업 인수 합병(Mergers & Acquisitions)을 말할 때나 쓰던 '인수(Acquisition)'라는 비즈니스 용어가 인사의 '인재(Talent)'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이는 사람을 통해 비즈니스를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즉, 비즈니스의 우선순위가 사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자. 인재 선발의 시작점은 어디인가? 나는 단연코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간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 이건, 완전히 새로운 자리가 생겨나는 일이건 간에 채용은 회사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인사가 그야말로 비즈니스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 위한 시작점은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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