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회사가 주목하는 매력적인 레주메 만들기
이번 편의 주제는 이력서(Résumé)이다. 수백 명을 인터뷰하는 회사가 짧은 인터뷰 절차로 지원자에 대해 얼마나 파악할 수 있을까? 열쇠는 이력서에 있다. 나를 표현할 종이 한 장. 명확하고 매력적이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을 간단하게 훑어보자.
이름
Contact: 이메일, 전화번호 (리크루터가 직접 전화하는 경우가 꽤 있다)
링크: 깃허브, 링크드인 (개인 웹사이트까지 포함할 수 있다)
Education: 대학교, 전공, 성적, 졸업연도
Courses: 학교에서 들었던 수업들 (전공 관련 혹은 어려운 수업 위주로 나열하면 좋다)
Skills: 구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언어들 & 그 외 다른 기술들 (얼마나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도 표시해두면 좋다)
Experiences: 인턴십, 리서치, 조교 경험. 부가적으로 동아리 활동이나 리더십도 넣을 수도 있다.
Projects: 학교, 대회, 개인 프로젝트들
Experience/Project마다 무엇을 했는지 간단한 설명을 넣는다. 언제 어디서 했는지, 몇 명과 했는지 표기할 수 있다.
이번 편은 특히나 개인적인 의견이 많다. 나의 스펙, 캐릭터 그리고 추구하는 커리어에 맞게 이력서를 만들었다. 이는 다른 사람과는 전혀 다른 접근일 수도 있다.
레주메는 첫인상이다. 우선, 실리콘밸리가 지향하는 스타일을 무엇일까 생각해보자. 그리고 나만의 유니크함을 어필하여 기억에 남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 나의 레주메를 만들면서 도움이 됐던 점들을 여섯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다른 사람들의 레주메를 참고하자
2. 캐주얼한 느낌을 주자
3. 나의 50%만 보여주자
4. 실질적인 성과에 대해서 얘기하자
5. Community에 필요한 사람이란 걸 강조하자
6. 개선하고 또 개선하자
자기만의 레주메를 만들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레주메를 조사를 해보면 어느 정도 방향성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무 레주메가 아닌 나의 경쟁자, 즉 젊은 프로그래머들의 레주메를 보는 것이다.
HH Websites and Resumes는 테크 분야의 사람들이 서로의 레주메를 피드백해주는 페이스북 그룹이다. 여기서 다양한 레주메들을 보고 그것에 대한 코멘트들을 읽어보자. 현재 테크씬에서 바라는 게 뭔지, 피해야 하는 것이 뭔지 대충 윤곽이 잡히게 될 것이다. 또한 나 자신이 리크루터 입장이 되어, 어떤 레주메가 매력적인지 비교해볼 수 있다.
이건 좀 더 디자인적인 내용이다. 지금 미국 테크씬에서 핫한 웹사이트들 몇 개 훑어보자. airbnb.design, docker.io, medium.com. 답답하지 않고 확 트이는 인상이다. 캐주얼하지만 간결해서 중요한 정보들이 쉽게 읽힌다. 나의 레주메도 이처럼 편한 시선에 대해 생각하며 작성했다.
우선 구글 폰트에서 sans serif폰트를 몇 가지 찾았다. Sans serif는 장식적인 요소가 적어 읽기에 명확하다. 시원한 구성을 위해 긴 선을 없애고, 글자, 글줄 간의 마진을 적당히 둠으로서 글 자체가 뭉치지 않게 했다. 굵기와 색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살렸다.
레주메를 통해 나의 모든 면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나의 50%만 레주메에 담아 효과적인 어필을 시도하자. 불필요한 내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나의 장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리크루터가 나의 레주메를 20초만 본다고 해도 좋은 임팩트를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필요한 것을 뺀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나의 레주메에 넣을 수 있는 Experience/Project들이 9-10개 정도 있었지만, 고심 끝에 가장 자신 있는 Experience 세 개와 Project 두 개로 간추렸다. 여름 내내 고생해서 만든 어플을 완전히 빼는 게 마음 아팠지만 다른 경험들을 강조하고 싶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대학생 지원자일 경우 리크루터는 장점을 2-3개만 발견해도 인터뷰 연락을 할 것이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내가 했던 고민들을 나열해봤다.
• 제2외국어 실력: 리크루터가 다국어를 하는 프로그래머 더 선호할까? 빼버리자.
• 엑셀과 포토샵 실력: 프로그래머가 엑셀과 포토샵을 쓸 줄 알아야 할까? 빼버리자.
• 고등학교 이름: 리크루터가 고등학교 어디 나왔는지 신경을 쓸까?
• 수업 이름: 굳이 긴 수업 이름을 다 쓸 필요가 있을까? 이러한 개념을 배웠다는 것만 전달하면 된다. 축약해서 쓰자.
• 수업 코스 넘버: 같은 학교 출신이면 알아보겠지만 리크루터한테는 의미 없는 숫자이다. 애매하지만 나는 빼버렸다.
빼야 할 내용들에 대한 얘기를 했으니 넣어야 할 내용들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회사는 조직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래머를 찾는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기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쓰는 것이다. 모든 문장의 주어를 자신으로 하고 동사를 active voice (능동태)로 바꿔보자.
Bad: This project has a facial recognition feature and a way to store users' password
Good: implemented facial recognition to build a secure storage for user's password
숫자로 측정이 가능한 것이 있거나 수상경력이 있다면 꼭 적자. 내 성과를 객관적으로 보증해줄 수 있다.
Even Better: implemented facial recognition to build a secure password storage for 2,000 monthly users
테크 회사에겐 community(사회)는 커다란 숙제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큰 질문이 있다. 커뮤니티를 위해 어떻게 기술을 사용할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내부적으로 다양하고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까.
따라서 지원자로서는 다음 두 가지 요소가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첫째는 혼자만 잘하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조직 안에서 동료와 협동을 잘하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몇 명과 프로젝트를 함께 했는지 간단하게 적거나 어떤 협동을 해나갔는지에 대한 내용을 적어두자. 두 번째는 좋은 취지의 경험/프로젝트를 포함하는 것이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privacy, climate change, accessibility 등등에 대한 고찰이 담긴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이 많은 프로그래머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레주메는 한 번에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면서 점점 개선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새롭게 배운 점들이 있다면 바로 레주메에 반영시키자.
레주메가 준비가 됐다면 이제 회사에 지원할 차례가 왔다. 근데 이 넓은 미국 땅에서 좋은 회사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