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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Aug 14. 2021

가을이 오는 소리에 놀란 이유

순간순간 느끼는 육아 감정

따가운 햇살이 내려쬐고 습하고 덥고, 올해는 유난히도 여름이 길었다. 섭씨 30도를 훌쩍 넘어 40도에 육박하는 한낮의 열기는 문을 열고 나가기 두렵게 만들었다. 게다가 잦은 열대야와 폭염주의보 재난문자가 스마트폰을 깨웠다.  


그런데 지난밤, 갑자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캘린더를 확인해보니 8월 7일 입추가 지났다. 신기하게도 내 기억 속에는 이맘때면 따가운 햇살에도 선선한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한여름의 더위도 '입추'라고 적힌 날짜를 지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선선한 바람이 나를 반겼다.


아이를 키우는 육아에 있어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육아는 전쟁과 같다', '퇴근하면 육아 출근'과 같은 표현으로 세상에 표출되기도 한다.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과도 같이 아이와 부모, 내면의 자신과 힘겨운 씨름을 하곤 한다.

 

하지만, 다시 그때를 돌아서 3인칭 시점에서 나를 마주해보자. 그렇게 아이를 키워온 흔적과 기억을 돌아보면 그렇게 힘들고 길게만 느껴졌던 육아 기간이 어느 순간을 지나면서 쉬워지고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가을이 오는 바람의 숨결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육아에도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서 조금은 편해지는 시기가 부모를 반긴다.


가을이 오는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여 보는 것처럼, 지금 나의 육아가 힘들다고 좌절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내 아이의 말에, 내 안의 소리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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