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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Oct 11. 2016

욱하는 부모 화내는 부모, 5초간의 숨고르기를 하자

화가 치밀어 오를 때 그 결과를 생각하자

화가 난다

아이에게 화를 내보지 않은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아빠인 나 역시 아이에게 화가 나는 순간들이 없지는 않았다. 특히 내가 아프거나 너무 피곤한 상태일 때 화는 나와 더욱 가깝게 있었다. 나는 2년 전에 허리 디스크로 힘든 고생을 한 적이 있다. 우성이가 6살, 승희가 2살 때였다. 그 당시, 회사에서 돌아오면 하루에 축척된 피로와 아픈 허리로 인해서 아이들과 많이 놀지 못하게 되니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렇게 아팠지만 아이들과 한 가지라도 함께하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이와 노는 순간에도 통증은 계속 있어서 같이 놀고 있을 때마저 힘이 들었다.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줄면서부터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가 늘어났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내가 아프면서 아내는 주말도 없이 육아의 대부분을 혼자서 도맡아서 했다. 왜냐하면 허리가 아파서 집에 있을 때는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다. 또한 허리디스크로 4개월간의 휴직과 수술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내의 이런 배려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고 욱한 적이 있다. 허리 디스크라는 병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병이 가져다주는 스트레스를 알 수 없다. 증상은 보이지 않고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과 차이를 알 수가 없어서 주변 사람들이 볼 때는 “꾀병 아니야!”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허리도 아프지만 특이한 증상은 다리로 전해지는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다. 이 통증은 바늘로 다리를 ‘쿡쿡’ 찌르는 느낌이 들고 인내심을 시험하는 기분으로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든다. 그 순간에 누가 옆에서 조금만 건들어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렇게 허리 디스크로 아프면서 아이들에게 큰 목소리를 낸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때 그 순간을 뒤돌아서고 나서 후회하고 반성을 많이 했다. 아이의 행동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내 스트레스로 인해서 아이들에게 욱하고 화를 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짜증을 내는 것을 봤다. 우성이는 신생아 때부터 짜증을 낸 기억이 없고 매 순간이 항상 밝은 아이였다. 지인들이 말하길 “어쩌면 그렇게 짜증이 없고 밝은 아이가 될 수 있지?”라고 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우성이가 짜증을 부리는 모습을 보니 그것이 내게 다시 스트레스였다. 우성이가 몇 번의 짜증을 부리는 모습은 마치 내가 거울 속의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라는 말처럼 내 행동을 똑같이 닮는 것 같았다. 아빠의 안 좋은 행동이 마치 악마의 데칼코마니처럼 내 아이에게서 보이면 나는 폭풍 후회를 했다. 내가 마치 아이에게 나쁜 행동을 전달하는 숙주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욱하는 부모, 화내는 부모, 습관화의 무서움

그렇게 몇 번의 일이 반복되고 나서 내가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아이를 통해 나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습관화되는 것도 매우 싫었다. 아빠의 좋은 점이 아닌 나쁜 점을 닮는다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 아이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기도 부족한 세상에 굳이 아빠의 이런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로 결심했다.

내가 그렇게 다짐을 하고 나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편안해졌다. 하지만 조금은 아이에게서 짜증을 내는 모습이 남아있었다. 그 짧은 기간 동안에 무의식적으로 습관이 된 것 같다. 내가 아파도 아이에게 관심과 사랑을 더욱 가지게 되니 어는 순간부터 아이의 짜증이 사라졌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아빠의 긍정적인 행동과 모습이 아이에게 스며들어서 다시 예전의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2개월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에게 아빠의 영향력은 굉장히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빠가 긍정적으로 변하면 아이도 그에 반응하고 긍정적으로 변한다.’라는 것을 값진 경험을 통해 얻었다. 또한 욱하고 화내는 것은 습관화가 된다는 무서움을 온몸으로 알게 되었다.


5초간의 '숨고르기' 시간을 갖자

부모라면 아이에게 화가 나는 순간이 분명히 있다.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을 참느냐 아니면 참지 못하느냐의 차이는 백지장 차이와 같다. 아빠도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욱하거나 화가 난다면, 5초간의 ‘숨고르기’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나도 이렇게 ‘숨고르기’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하면서 화가 날 때 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이 ‘5초’ 동안에 내게 스스로 질문을 했다.

‘내가 화를 내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라고 내게 물어봤다.

답은 ‘100% No!’이다.

내가 100% 후회할 행동을 굳이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화를 내기보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설득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고민을 했다. 이렇게 부모가 변하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변화됐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그 결과를 생각하라

중국 명언에 “화가 치밀어 오를 때, 그 결과를 생각하라.”라는 말이 있다. 즉, ‘화가 났을 때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는지.’라는 결과를 꼭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화를 내지 말자.


화를 절대로 표출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화를 마음에 담아두면 이것은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는 터지게 된다. 화는 너무 억제하는 것보다 표출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안 받는 첫 번째 일이다. 하지만 이 화가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 절대로 터뜨리면 안 된다. 아이 앞에서 화를 내면 안 된다.

아이는 아빠의 욱하는 모습과 작은 화에 대해서도 큰 상처를 받는다. 나 혼자 몰래 아이가 보지 않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를 질러도 된다. 또는 러닝머신을 땀나도록 달려도 된다.


욱하는 순간과 화가나는 순간은 완전히 없을 수는 없을것이다. 그렇게 하지않으려고 결심하고 노력하고 실패하기도 했고, 다시 노력하면서 어제보다 나은 나로 더 성장을 하고 있다. 성인군자와 같은 부모가 되자는 것은 아니다.. 그 만큼 부모의 욱과 화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안좋은 영향주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주 욱하고 화를 내는 것은, 부모 스스로 아이에게 신뢰할 수 있는 기회를 없애는 것이다.


-초록감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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