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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Nov 17. 2016

조급해하는 아빠, 느긋한 아이

아빠 육아에서 인내는 거의 모든 것이다


아빠! 퍼즐 같이 해요~

첫째 우성이는 돌이 지난 후부터 퍼즐을 좋아하고 자주 즐겨했다. “아빠 퍼즐 같이 해요.”라면서 우성이는 내게 자주 이야기했다. 8피스 퍼즐부터 시작해서 4살 때 200피스 퍼즐까지 다양한 퍼즐을 즐겼다. 특히 공룡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공룡 퍼즐을 여러 개 구입했다. 공룡의 피부는 색깔이 비슷하기 때문에 퍼즐 하나하나를 구별하기가 헷갈려서 아빠인 나도 맞추기가 어려웠다.

우성이가 4살 때, 180피스 공룡 퍼즐을 모두 맞출 때까지 앉아서 집중하는 모습에 나는 흐뭇한 미소를 보냈던 기억이 있다. 200 피스 퍼즐을 맞추는데 우성이는 거의 1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퍼즐을 집중해서 맞추는 것이었다. 나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모두 다 맞추면 엄마 아빠에게 엄지를 ‘척’ 들면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기뻐했다. 그러면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폭풍 칭찬을 해줬다.

"와우∼! 오랜 시간 집중해서 퍼즐을 완성하는 모습이 멋져요!"
“I love you. 우성~"

그렇게 서로 기분이 좋아서 또 한바탕 끌어안고 뽀뽀를 해줬다.


퍼즐은 아이의 인내심 더하기 아빠의 인내심이다


퍼즐판 중앙에서부터 퍼즐을 맞추는 아이

우성이가 나와 함께 퍼즐을 맞출 때였다. 우성이가 퍼즐을 맞추는데 이상한 점이 있어서 내가 물어보았다.

 “왜 가운데부터 맞춰요? 끝에 모서리나 변부터 맞추는 것이 더 쉬울 텐데……”
 “아빠,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좋아요.”

우성이는 퍼즐판 중앙에서부터 퍼즐을 놓으면서 맞추고 있었다. 나는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퍼즐을 중앙에서부터 맞추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물어봤다.

“우성, 중앙부터 맞추면 좀 헷갈리지 않아요?
“아니요. 헷갈리지 않고 이렇게 하는 것이 좋아요.”

대답은 똑같이 도돌이표처럼 돌아왔다. 그전에도 우성이가 아무 곳에서부터 퍼즐을 맞추고 있어서 말을 해 주려고 했었다. 퍼즐을 맞출 때는 이렇게 모서리나 끝부분부터 시작하면 맞추기 편하다고 말했지만, 아이는 아빠의 말데로 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조금 답답했다. 퍼즐 피스가 많기도 했지만 빨리 맞췄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저 빨리 이 퍼즐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신만의 방법을 믿고 퍼즐을 맞추어 간다

하지만 아이는 그렇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퍼즐을 하나둘 짜 맞추어 갔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퍼즐을 모두 맞추는 것이었다. 아빠가 생각한 시간은 어쩌면 아이가 아닌 어른이 할 수 있는 시간을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퍼즐을 맞추는 우성이를 자세히 관찰해보았다. 우성이가 퍼즐을 하나 집어 들더니 가운데 놓고, 또 하나를 집어 들고 그 옆에 맞추었다. 그리고 퍼즐을 찾더니 계속 이런 방법으로 퍼즐을 맞추어 나갔다. 보고 있는 나는 그저 신기했고 기특했다. 자신만의 방법을 믿고 그 방법으로 계속 퍼즐을 맞추는 것에 놀라웠다. 그렇게 우성이는 퍼즐을 맞출 때는 1시간 이상을 한자리에 앉아서 집중을 하고 자신의 방법으로 퍼즐을 맞춘다. 그래서 나는 우성이에게 '아빠가 말하는 것이 모두 정답이 아닐 수 있어요. 정답은 우성 이만의 생각으로 만들어 가면서 찾을 수 있어요.'라고 말을 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웨인 다이어는《모든 아이는 무한계 인간이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규제는 대체로 잘못된 가설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이나 학교에서 가르치는 방법은 아이에게 왜곡된 인생관을 심어줄 수 있다. 얌전히 놀고 말을 잘 들어라, 튀는 행동은 하지 마라, 춤추거나 뛰지 말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라고 가르친 결과 아이들은 인생에서 자신이 가진 것들 중에 어떤 것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모르는 채 살아간다.


아이가 본인의 의지대로 하고자 하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조금만 더 기다려줘도 큰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방법을 생각해서 하려고 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칭찬을 해주자.

또한 창의력은 다른 말로 독창성이다. 자신이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창의력은 예술적인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통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아이가 창의적인 아이가 된다고 생각한다.  


업무는 빨리빨리, but 육아는 여유롭게

나는 한 가지가 생각나면 빨리 끝내고 다른 것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지지부진하게 계속 가지고 있어봐야 고민만 늘어나고 빨리 끝내버리고 다른 것을 하는 것이 편하다. 회사일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업무가 생기면 빨리 끝내버려야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나는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진 전형적인 한국 사람, 한국 아빠다.

하지만 아이를 대할 때는 이렇게 할 필요가 없다. 아니 ‘빨리빨리’ 조급해하는 것은 아이와의 소통에 있어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진 한국 아빠들에게 육아가 더 힘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일을 하는 아빠들은 회사에서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회사의 업무 특성상 결과물을 빨리 보기를 원한다. 항상 급하게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빨리빨리’ 문화가 습관화돼있다. 이것은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특이한 상황에 놓인 한국이라는 시스템의 문제이다.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실행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빨리빨리’가 깊숙이 박혀있다. 업무는 빨리빨리 하되 육아는 여유롭게 하자.

 

‘빨리빨리’를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빨리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아빠를 아이는 이해를 할 수 없다. 아이는 느긋한데 아빠는 조급해한다. 그래서 서로 간에 마찰이 생긴다. 집은 회사도 일터도 아니다. 아이는 회사의 직원이 아니다. 아빠가 조금만 더 숨 고르기를 하고 아이를 조금만 기다려 주자.        

육아에서 특히, 아빠 육아에서 인내는 거의 모든 것이다.


아이에 대한 인내, 기다림은 육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에 한 가지이다. 조급해하는 아빠가 아닌 기다리는 아빠가 되면 아이와 소통이 더욱 편해질 것이다.


-초록감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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