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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ius Mar 22. 2024

내 나이 30대, 내가 이룬 것이 많다고?

What have I achieved in my 30s?

나는 SNS를 많이  이용하는 편은 아니다.

10년 전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로 인해 큰 배움을 깨우친 뒤 내 생각을 온라인에서 express 하거나 share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이후에는 많지는 않지만 소수의 지인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사귄 친구들과 선생님들과의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서 계정을 만들었었고 최소한의 소통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열일하는 그대의 이름은 '엄마'. Photographed by 아들

그리고 지금... 아이들이 생긴 후에는 아이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한 활동들을 사진과 함께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며칠 전 여느 때와 같이 아이들과 주말을 보낸 사진과 함께 아이들을 위해 열일(?) 하는 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SNS에 올렸다. 아이들이 글라스데코 (물감인데 마르면 유리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로 다시 돌아온 열풍, 포켓몬을 그려달라고 요청을 하였고 열심히 그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아들이 찍어주었던 것이다.


이 사진을 보고는 내가 미국에서 대학교 4학년 때 앞집에 살던 미국인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야, 겁나 멋지다 하하

이 메시지를 받고 바로 든 생각은, '잘 그린다는 거군! 훗' 이였다. 내 생각에도 잘 그렸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이 친구가 말한 '멋짐'이란 당연히 내가 그린 갸라도스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리곤 이렇게 답변을 보냈다.


"Thanks! Kids love pokemon these days which reminds me of my childhood :)"

"고마워! 애들이 요즘 포켓몬을 너무 좋아하는데 나 어릴 때 생각나네 :)"


답장으로 그 친구가 보낸 메시지이다.


대학교 시절 앞집 살던 이웃 친구의 메시지

"하하 :), 응 그렇긴 한데, 내 뜻은 그거보다 더 많은 거야! -- 너는 열심히 살아서 네가 원하던 삶을 이뤘잖아. 그래서 넌 대단한 것 같아!

너는 정말 열심히 살아서 좋은 학벌을 가졌고, 좋은 남편을 얻었고,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되었고, 그리고 많은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어. 너는 네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가기 위해 계획적인듯해.

나도 너와 같이 계획적으로 내 삶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너에게서 나와 같은 열정이 느껴져. 나는 '삶은 기회가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네가 한 것 같아! ❤️"





나는 대학교를 졸업한 지 11년이나 지났고, 이 친구랑은 근근이 SNS에서 사진으로만 소통할 뿐 이런 '대화'를 한건 12년 만이었다. 조금 놀랐다. 이 친구는 나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내가 열심히 살았구나...

내가 어떻게 살았었지?

내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지?


공부하느라, 박사학위를 따려고, 졸업하려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등등

많은 일들을 하려고 하다 보니 나의 삶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나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의 나의 모습과 생각들을 돌아보려 한다.


글라스데코로 그린 갸라도스. 셋째 아이가 다 마르기도 전에 떼어내어 구겨놓아서 지금은 없다...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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